부동산 대책에도 서울·경남 등서 청약 경쟁률 수십대 일
주택시장 기대감 남아..웃돈 많이 붙은 분양권은 매수세 뚝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6.19 대책’을 내놓은 이후 주택 청약과 분양권 시장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양시장은 올해 최고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여전히 호황인 반면 분양권 거래는 주춤한 상황.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6.19대책 이후 분양되는 아파트는 분양권 전매가 금지됐음에도 여전히 높은 열기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존 아파트 분양권 거래침체는 그동안 웃돈(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것 때문에 상대적으로 추격 매수세가 감소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분양한 아파트들이 높은 청약률로 완판을 이어갔다. 이와 달리 분양권 거래는 전달에 비해 많이 줄었다.
롯데건설이 지난 28일 분양한 서울 수색·증산뉴타운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평균 경쟁률 37.9대 1을 기록했다. 총 1192가구 중 일반분양은 324가구. 청약 신청자는 1만2305명에 달했다. 올해 서울에서 선보인 아파트 중 최고 경쟁률이다. 이전 최고 경쟁률은 지난달 선보인 ‘보라매 SK뷰’(평균 27.7대 1)였다.
같은 날 분양한 경남 ‘진주혁신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는 평균 경쟁률 28.0대 1을 보였다. 청약 신청자만 따지면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를 앞지른다. 총 884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4809명이 아파트 청약에 나섰다. 최고 경쟁률은 C2블록 전용면적 84.9㎡A로 20가구 모집에 4572명이 몰려 경쟁률 228.6대 1을 나타냈다.
그동안 분양시장 열기가 낮았던 광주광역시도 북구 동림동에 공급된 '대광로제비앙’이 480가구 모집에 574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1.9대 1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도 군포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3차’도 청약 1순위에서 접수를 마감했다.
상대적으로 분양권 시장은 찬기가 흐르고 있다. 이달(1~28일)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은 1180건이 거래됐다. 전달 한달간 1533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3% 줄었다. 일일 평균 거래량도 49건에서 42건으로 감소했다.
분양권 시장을 이끌던 강동구와 영등포구 거래량이 급감했다. 강동구는 고덕동 일대 주공아파트 재건축, 영등포구는 뉴타운이 분양에서 호황을 누렸다. 기대감이 높아지자 분양권 거래가 꿈틀댔다. 강동구 분양권은 지난 5월 324건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145건에 그쳤다. 영등포구는 146건에서 63건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수요가 다소 줄었지만 분양시장은 여전히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저금리 기조가 여전해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향후 주택경기가 살아나면 집값 오름폭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다. 게다가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층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분양권 시장은 그동안 웃돈이 적지 않게 붙어 추격 매수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웃돈을 부담하고 분양권 매수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에 대거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택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보니 6.19 대책에도 분양시장은 여전히 인기몰이하고 있다”며 “다만 분양권은 추격 매수세가 줄어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