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링깃화 절상폭, 위안화 2배
투자자들, 경기 개선 주목…노무라 '글쎄'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2분기 말레이시아의 링깃화가 아시아 주요 통화 중 최고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분기 달러 대비 링깃화 가치는 약 3% 올라 2위인 중국의 위안화(역외)보다 절상폭이 2배 가량 컸다. 올 상반기 글로벌 펀드들이 2013년 상반기 이후 최대 규모로 말레이시아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 지난 4월과 5월, 채권 시장으로 자금 순유입은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정치 불확실성을 뒤로 하고 말레이시아의 경기 개선에 주목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 비리 스캔들과 관련된 혐의로 정치적 공세와 시위 등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나집 총리가 정권 유지를 위해 조기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에 낙관론이 돌았다. 정치 불안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의 올해 1분기 수출은 1년 전보다 5.6% 늘어나며 2015년 초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2분기 아시아 통화 가치 상승률 <자료=블룸버그통신> |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24억8000만달러 어치의 말레이시아 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FTSE 부르사 말레이시아지수는 지난 16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과 은행, 건설주들이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채권시장은 2년 만에 최장 기간의 유출세를 겪은 뒤인 지난 4월과 5월 160억링깃이 넘는 유입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작년 11월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7bp(1bp=0.01%포인트) 하락한 3.89%를 나타내고 있다.
파이오니아투자관리의 하칸 아크소이 펀드 매니저는 "정치와 부패 우려가 있긴 하지만 말레이사의 거시 경제 환경 개선 덕분에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올해 중반 전망을 더욱 긍정적으로 보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무라홀딩스의 미소 다스 동남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말레이시아 자산의 밸류에이션과 시장에 내재돼 있는 기존 위험을 무시하고 말레이시아 자산 매입을 정당화할 진정한 스토리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말레이시아 주식에 '비중축소' 의견을 내놨다.
작년 11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해외 은행들에게 역외 선물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외환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의 투기 세력 근절을 위한 외환 개입 우려는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