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IT주 PER 30배로 닷컴버블 78배보다 낮아
어닝일드 +1.1%…높은 현금 비중 등 재무상태 양호
[뉴스핌=김성수 기자]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뉴욕 정보기술(IT)주가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올 들어 20% 넘게 상승하고 있다. 20년 전의 닷컴버블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객관적인 가치평가 지표 등으로 보면 지금은 과거 닷컴버블 때와는 전혀 달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7일 자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세계적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존 프랭크는 현재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닷컴버블 당시와 비교도 안 되게 낮다고 주장했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의 지난 5년간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그는 주요 5대 IT주(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의 가치평가 수준은 (닷컴버블이 발생했던) 17년 전보다 60% 낮다고 분석했다. 닷컴버블 당시 가치가 크게 올랐던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오라클, IBM이다. 이들 5개 IT주은 거품 당시 주가수익배율(PER)이 78배까지 올라, 현재 5대 IT주의 30배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프랭크는 또 '어닝일드'(earning yield·이익률)와 채권금리의 차이(일드 갭)를 비교해도 현재는 닷컴버블과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어닝일드'는 기업의 주당 순이익을 주가로 나눈 값으로, 주식시장 이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채권금리가 6%인데 주식시장 이익률이 5%면 일드 갭은 -1%가 되며 채권이 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된다. 이는 주식시장이 다소 과열 양상을 보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닷컴버블 당시에는 주요 IT종목의 어닝일드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5.1% 낮았으나, 지금은 반대로 어닝일드가 채권 금리보다 1.1% 높다. 즉 현재의 기술주 투자자들은 닷컴버블 때와는 달리, 채권보다 투자 위험이 높은 기술주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프랭크는 이 밖에도 5대 IT주들의 재무 상태가 양호한 것도 닷컴버블 당시와 비교해 중요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대 IT주들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전체 시가총액의 18.3%에 이른다"며 "닷컴버블 당시에는 이 비중이 2.3%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5대 IT기업 중 현금 비중이 가장 낮은 아마존은 현금 비중이 4.5%에 이르러, 닷컴버블 당시 인텔의 4.1%보다 높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