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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돈으로 투자"...스타트업 키우는 ‘스타' 스타트업

기사입력 : 2017년07월29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7월29일 09:00

배달의 민족, '푸드테크'에 120억 투자 "스마트 음식 생태계 조성"
야놀자·직방, 스타트업 투자로 해외사업·차별화 서비스 '박차'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8일 오후 3시5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성상우 기자] 배달의 민족, 직방, 야놀자 등 성장궤도에 진입한 1세대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로 변신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태동기에 투자를 받아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들이 이제 신생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산파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대표 김봉진)', '야놀자(대표 이수진)', '직방(대표 안성우)' 등 스타트업들이 신생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높이는 업체들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배달 O2O(Online to offline) '배달의 민족'은 최근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 업체인 '푸드테크'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지분율은 과반을 넘지 않으며 이번 투자를 통해 양사 '스마트 음식 사업'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POS란 주문·판매·회계처리 등 일련의 음식 사업 과정에서의 판매정보들을 통합·관리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현재 푸드테크는 다양한 업체들로부터 분산·발생한 배달 요청 및 주문정보들이 음식점 직원의 별도 입력 과정 없이도 자동으로 통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며 올해 중 출시 예정이다.

배달의 민족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주문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및 소상공업자들에게도 업무 효율성 증대와 수익 극대화 등 새로운 사업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업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은 이미 모바일 식권솔루션 '식권대장'을 서비스 중인 벤디스에게 두차례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초기투자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와 7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엔 네이버, KDB산업은행 등과 함께 3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김봉진 대표는 "식권대장은 직장인의 식사에 특화된 명확한 O2O 서비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타 서비스들과 차별화된다"며 "기업 복지와 직장인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로컬 마케팅 등 연관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투자 배경 및 기대 효과를 설명했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VC가 아닌 스타트업에게 받는 투자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민 등이 무엇인지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어 투자금 뿐만 아니라 창업 선배로서 조언과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숙박 예약 앱 '야놀자'도 최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생 스타트업들을 끌어안고 있다. 지난 28일 게스트하우스 여행 스타트업 '지냄'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연관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종합 숙박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냄은 국내 1000여곳의 게스트하우스 제휴점을 보유함과 동시에 '이지스테이'라는 게스트하우스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이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모텔과 호텔 위주인 사업 포트폴리오에 '게스트하우스'를 추가한 셈이다. 게스트하우스 수요가 높아지는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엔 한인숙소 예약 서비스 '민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민다는 전 세계 180여개 도시에 걸쳐 한인 숙소 1600여곳과 제휴 중이다. 이로써 야놀자 플랫폼에 민다의 해외 한인숙소 예약 서비스를 연결, 해외 사업 실험을 시작했다. 민다 입장에서도 방대한 국내 이용자 저변을 보유한 플랫폼을 주요 판매 채널로 확보함으로써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준호 지냄 대표는 "야놀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활용해 네트워크 확장은 물론 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계획"이라며 "야놀자의 영향력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120개 이상의 숙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야놀자의 오프라인 사업 노하우를 전수받아 새로운 사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O2O '직방'은 지난 6월 3차원(3D)·가상현실 기술 스타트업 '큐픽스'에 투자했다. 큐픽스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별도 장치 없이 사진 몇 장으로 실내 공간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직방은 이번 투자로 이용자가 실제 집 안을 직접 걸어 다녀보는 것과 같은 '가상투어(Virtual Tour)' 기능을 접목할 수 있게 됐다. 큐픽스를 통해 업계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킬러 서비스'를 확보한 셈이다.

큐픽스는 투자금을 올해 하반기 북미와 일본을 비롯, 중국·유럽 등 글로벌 진출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직방을 통해 부동산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 등으로 서비스 범주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배석훈 큐픽스 대표는 "가상투어 서비스는 직방의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 제공'노력을 극대화할 것이며 도면과 사진만으로는 줄 수 없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제공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의 윈윈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들의 신생 스타트업 투자가 잇따르는 배경은 신사업 탐색 및 기술 확보 등 추가적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여러 사업 부문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리스크부담 없는 점진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할 수 있고 피투자사 입장에선 투자자금 조달에 더해 새로운 판매처 및 사업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어 상호 '윈윈'효과가 나는 구조다. 신생 업체들 입장에선 투자를 받아 성장을 이루고 다른 회사들이 자신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낙수효과'의 성격도 있다.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사업을 어느정도 안정권에 올려놓은 스타트업들이 추가 성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현금 보유보단 투자를 통해 신생 업체들과 시너지를 발휘하고 유기적인 성장을 이루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직접 신사업에 뛰어드는 방식보다 위험도 훨씬 적고 결과적으로 더 빠른 속도의 성장을 이룰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투자 성공사례가 늘어날 수록 스타트업들의 재투자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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