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료들, 현상유지 원할 뿐…미국도 해결책 없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7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서방의 군사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사실상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슨 발언을 하더라도 북한을 제지할 방법 역시 없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 아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뉴시스> |
31일 자 미국 CNBC뉴스와 로이너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문제에 얼마나 깊이 개입할 것인지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미국 외교정책 연구소의 에드 투르얀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며 "시 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들은 개인적 친분이나 상호 윈윈하는 관계를 만드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그들은 여전히 제로섬 원칙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이들 지도자는 국익에 대해서라면 냉혈하며, 누구의 부탁도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북한의 정권 붕괴로 난민이 발생하는 등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바뀜으로써 나타날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 연구 부문 국장은 "중국 고위 관료들은 '현상 유지를 원하지는 않지만, 다른 대안에 비해서는 그게 훨씬 낫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규모 원조를 해줬음에도 비핵화 노력에 실패했다는 점 역시 중국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꺼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995년 이후 미국이 북한에 원조해준 규모가 13억달러에 이른다고 지난 4월 밝혔다.
필립 립시 미국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외교적 해결책은 이제 없다고 본다"며 "북한이 미국에 보복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미국이 방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여전히 대화의 가능성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USKI)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위원은 "대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며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영양가 없는 제재 조치를 잊어버리고 진지하게 안보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랜드 연구소의 안보전문가 브루스 베넷은 "북한은 미국이 자국 내부 정치에 영향을 주려 하는 것에 대해 언제나 민감하게 대응했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김정남의 죽음에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북한 정권의 생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그의 우려감을 더 자극해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0일 성명에서 북한과 대화할 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며 "북한과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