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극중주의'…홍준표 '보수우파' 재정립 강조
민주당, 탈원전·최저임금 인상·세재개편 등 진보 강화
[뉴스핌=조세훈 기자] 5·9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들이 정당대회를 전후해 인적쇄신보다는 가치 정립에 집중하면서 여의도 정치권 지형이 진보·중도·보수로 '삼분(三分)'화하는 양상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대선후보로 나섰던 이들이 다시 당 대표로서, 혹은 출마를 선언하며 선명 노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탈원전과 최저임금 인상 등 진보적 정책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혁신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혁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3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며 '극중주의(極中主義)'를 내세웠다. 그는 “극도의 중도 신념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 부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번 당대표 선거를 통해 당 정체성이 확립될 것"이라며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정치는 개혁'이라는 기조를 내세워 분명한 야당이 돼야 하며 '2중대'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대선 패배 및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제보조작 파문 등으로 궁지에 몰린 안 전 대표가‘극중주의’를 화두로 정체성 투쟁을 통해 당내 지지를 되찾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앞서 '보수 우파 재건'을 앞세워 당 대표에 선출됐다. 홍 대표는 취임 직후 일주일 만인 지난달 10일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노선 재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은 류 위원장은 지난 2일 "'신보수주의' 이념에 기초한 혁신을 통해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혁신위가 발표한 선언문에는 뉴라이트 사관을 대표하는 ▲1948년 건국 ▲촛불집회 등 광장 민주주의 폄하 ▲보편적 복지에서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 등이 담겼다.
"극우화"를 우려하는 당 안팎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명 우파적 색채로 한국당을 탈바꿈 하겠다는 혁신위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세재개편과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굵직한 진보적 정책들을 꾸준히 내놓으며 진보적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사회가 다당제 구도인 20대 국회에서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라는 이념적 삼분지계(三分之計)로 재편되는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