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신흥국 지수 연초 이후 24%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상승 탄력을 받았던 달러화가 추세 반전을 이룰 경우 신흥국의 통화보다 주식이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는 데 반해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과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신흥국 지수가 연초 이후 24%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9년 이후 최대 상승에 해당한다.
이는 같은 기간 달러화가 8.5% 떨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신흥국 주가와 달러화의 30일 평균 상관관계가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면서 약달러가 이머징마켓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와 달리 달러화와 신흥국 통화는 올들어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불과 1년 전 두 자산의 30일 상관관계가 마이너스 0.8을 기록했던 것과 크게 대조적인 결과다.
지난 18개월 사이 달러화와 신흥국 통화가 어떤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은 것은 지극히 드문 일이었고, 중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월가의 외환 트레이더들은 달러화의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으로 달러 인덱스가 19주에 걸친 랠리를 펼쳤던 것처럼 이번에도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할 의사를 밝힐 경우 이번 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 상승에 불을 당길 전망이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외환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달러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크게 꺾였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달러화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없지 않다. 웰스 파고의 사미어 사마나 글로벌 퀀트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올해 달러화가 연간 상승세를 회복하며 거래를 마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관측으로 하락 압박을 받은 달러화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BK 애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이사 역시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오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1.8%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번지면서 달러화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