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소득주도성장 허실] 한국경제 살릴 새 처방전될까?

기사입력 : 2017년08월10일 14:06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10:50

세계 최초 전면 시도하는 문재인의 소득주도성장
한국경제 전환점돼야 vs 위험한 실험...'갑론을박'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험이 시작됐다. 단순한 경제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전환이다.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된 1960년대 박정희 정권부터 앞선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한국의 경제정책이 ‘기업 우선의 추격성장’이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의 소득을 우선적으로 늘려 선순환을 노리는 ‘소득주도 성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추격성장은 수출 등을 통해 기업의 부를 우선 증가시켜 근로자에게 더 많은 임금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수출 중심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으니 기업보다는 근로자의 소득을 먼저 늘려 소비를 진작시키고, 늘어난 소비를 바탕으로 기업 투자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겠다는 근로자 중심의 정책이다.

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한국의 경제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전환점을 맞아야 한다는 주장과 해외 어느 국가도 시도하지 않은 ‘위험한 실험’이라는 관측이 팽팽히 맞선다.

◆국정과제의 중심 ‘소득주도성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 제1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이라 해도 앞선 모든 정권과 근본부터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을 외친 모든 정권들은 수출 증가와 기업 활동 증대를 통한 자연적인 낙수효과(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상승, 공무원 증원,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대한 지원금 강화 등 ‘인위적인 일자리 증가 및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인소득을 늘려 경제의 활력을 찾는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이 국정 제1과제부터 담겨 있는 것이다.

일자리뿐 아니라 새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는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철학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경제정책의 지향점을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일자리경제’로 명명하며 ‘소득주도성장’을 국정과제로 못박았다.

국정과제 가운데 소득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정책은 △민간이 만들어갈 일자리 마중물로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소상공인에 임금인상분 일부 지원책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추진 △기초연금 상향지급 △소득주도성장 위한 가계부채 해소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국정과제 대부분이 소득주도성장에 맞춰 개인의 주머니를 우선적으로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실체는?

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주류 경제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아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소득주도 성장 여건과 정책효과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주류경제학에서 경제성장은 노동과 자본, 생산성(기술) 등 생산요소에 결정되는 것으로 본다.

생산에 직접 영향으로 미치는 공급 측면을 강조한다. 수요는 제한된 영향을 가지고 있으며 수요증가가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려 성장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공급능력이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결국 가격이나 생산비용 상승, 부채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다시 생산이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게 된다는 이론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재정지출 확대 등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장기 성장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경기순환의 진폭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수요에 방점을 찍는다. 현실에서는 시장이 균형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요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의 소득주도성장론은 수요와 정부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케인즈학파의 뒤를 이은 신케인즈학파에 근간을 둔다.

소득의 분배 측면에서 접근하는 개념이다.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은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이윤)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노동소득 비중을 높여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소득 내에서 분배의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도 강조된다. 저소득 근로자들은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에 소득을 높이면 경제 전체의 평균 소비성향이 높아지고,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부양이 장기적으로도 국가경제의 성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임금소득을 늘려 소비를 높여주면 성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전면적 경제정책으로 도입한 국가 없어...문재인 정부 ‘검증대’

소득주도성장은 이론적으로는 정립돼 있지만, 현실에서 국가의 전면적인 경제정책으로 차용하는 나라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첫 검증대에 올랐다.

소득주도성장 주창자인 성경륭 한림대 교수(사회학과)는 “절실히 필요한 정책”이라며 “성장이 소득주도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와 낮은 고용률에 따른 구매력 저하, 저성장으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한국의 경제악순환 구조에서 소득주도성장은 대단히 중요한 성장전략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한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성 교수는 “노르딕(북유럽) 국가들의 사민주의형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이 한국형 사회적 시장경제의 해결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총괄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한다. 그는 ‘한국자본주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 등 저서와 강연을 통해 ‘소득불평등’에 대해 줄기차게 의문을 제기했다.

장 실장은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임금과 고용의 불평등 때문이며 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시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의 반박도 거세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심각한 오류가 내재해 개인소득이 늘어도 소비가 증가하지 않아 성장보다는 경제의 악순환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요지는 국민(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 경제가 발전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대표적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소득주도성장론은 가정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데, 최저임금(인건비) 인상은 고용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 일부는 올라가지만 늘어난 인건비로 고용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이 늘어 고용주의 소득을 줄이게 된다”며 “늘어난 인건비가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되니 결국 소비자의 실질 가처분 소득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처분 소득이 늘어도 미래가 불안해지면 소비가 늘지 않고 축소하고, 일본에서 지난 20년간 차용해 온갖 실험을 했지만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를 늘리고 싶은 좌파적 복지확대를 다른 말로 포장한 것”이라며 “경제에서 혁신과 신산업없이 경제발전과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은 사기”라고 단언했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