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제품·亞 시장 공략…장기 불황 뚫고 도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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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유리 기자] 국내 전선업계 1위 LS전선이 장기 불황의 터널을 뚫고 도약을 앞두고 있다. 성장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실적 반전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구자엽 LS 전선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성장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실적 하락세를 이어왔으나 올해부터는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8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에도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증권업계에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3조2340억원과 99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5.2%, 21.9% 늘어난 수준이다.
실적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것은 해외 사업이다. 올 들어 굵직한 해외 전선 사업을 따내면서 공개된 수주액만 6800억원에 이른다. 이미 지난해 수주총액인 4600억원을 훌쩍 넘겼다.
LS전선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전력청과 3700억원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초고압 케이블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달 카타르 수전력청로부터 수주한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 역시 국내 업체가 중동에서 수주한 지중 케이블 계약 중 가장 큰 금액(2190억원)이다.
잇단 해외 수주를 이끈 것은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면에 배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구자엽 LS전선 회장 <사진=LS전선> |
구 회장은 2013년 취임 후 3년간을 '경영 1기'로 선언하고 내실을 다졌다. 바닥재, 하이패스단말기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초고압 케이블, 해저 케이블에 집중했다.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 케이블은 기술 장벽이 높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는 내실 경영을 성과로 잇는 '경영 2기'에 돌입했다.
구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2남이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이 형제다.
구자엽 회장은 1976년 LG화재 입사를 시작으로 LG건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0년부터는 LS그룹 계열사인 LS산전과 가온전선의 대표이사(회장)을 맡았다. 2013년에는 LS전선과 가온전선의 회장이 됐다.
구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경영 2기 2년차를 맞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의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초고압과 해저케이블 등 육성사업은 일감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과감한 투자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설비증설 등에 220억원을 들인 것에 이어 올해 예상투자액은 850억원으로 대폭 늘려잡았다. 올 상반기에는 274억원을 투자해 미국 전력 케이블 공장을 인수하고, 미얀마 합작법인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R&D)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2014년 286억원이었던 R&D 비용을 2015년부터 400억원 규모 이상으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연구인력 해외연수 제도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만들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R&D 투자를 강조하는 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과감한 투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빛을 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중국의 전기차 시장 육성이 맞물린 결과다.
LS-VINA 공장 <사진=LS전선> |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처음으로 순이익(약 6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법인 설립 이후 10년 만에 거둔 성과다. 전기차용 하네스를 생산하는 중국 우시법인은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네스는 자동차 전자제어장치와 통신 모듈을 연결, 전원을 공급하고 각종 센서를 작동·제어하는 제품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면 제품 인증부터 수주 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장기간 아시아 시장을 두드린 결과 북미, 유럽, 중동 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의 아시아 공략은 미얀마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 회장은 "미얀마 신규법인 설립과 하네스·모듈사업의 투자확대 등 글로벌 활동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LS전선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와 가온전선은 지난 2월 'LS 가온 케이블 미얀마'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지난 5월 법인 설립 이후 2018년까지 현지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전선업계는 각 국 경제상황이나 원재료 가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면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해 올해부터 실적 상승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