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한도 10% 수준서 협의…고용보장 기간도 추가 협상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매각가격을 8000억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당초 9550억원에 비해 1550억원이나 낮아지는 것이다. 대신 이후 영업손실 관련한 조항 자체를 삭제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또 더블스타와 손해배상한도를 10% 수준에서 레인지(범위)를 설정하는 안을 협의중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니그룹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은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백옵션' 계약 등을 제외하고 폭넓게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23일 오후 3시 주주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호타이어 매각가격 인하와 우선매수권자 컨소시엄 허용 범위 등을 논의했다.
우선 주채권은행은 더블스타가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요구한 매각 가격의 9550억원→8000억원 인하를 수용키로 했다. 1550억원을 깍아주는 대신 향후 영업손실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영업손실에 따라 1500억원 인하해주는 대신 앞으로는 금호타이어 영업손실 관련해선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계약서 변경시 영업손실 관련 조항 자체를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에는 종결 시점(9월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더블스타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고용 보장 기간도 기존 2년에서 2년+알파를 놓고 더블스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산은은 향후 SPA 변경안에 반영할 손해배상한도는 10% 안팎의 수준에서 더블스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이번 매각과 별도로 금호타이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등에 대해 채권단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매각가격과는 별개의 조항이다. 채권단 내부에선 손실보장한도 금액을 특정하지 않고 레인지(범위)를 설정하는 안 등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손해배상한도는 레인지로 만들어놓고 나중에 정확한 금액을 산정할 수도 있고, 특별히 문제될 수 있는 부분만을 뽑아낸다든지 여러 옵션이 있다"면서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은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풋백옵션'등을 통해 계열사에 의무적인 재무 부담만 주지 않으면 폭넓게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풋백옵션은 매수자(투자자)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거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와 맺은 '풋백옵션' 계약 탓에 주요 계열사 등 그룹 전체가 부실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같은 컨소시엄 구성은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과거 금호그룹과 계열사의 부실을 일으킨 똑같은 컨소시엄을 받아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풋백옵션 계약으로 FI를 끌어오는 방식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후속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서면 결의 절차를 거쳐 SPA 변경 계약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SPA 변경 후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는 통지서를 발송하면, 박 회장은 한 달 안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혀야 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과 컨소시엄 구성 방안을 채권단에 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