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선고 확실해지자 한숨 쉬며 밖으로 나가기도
집행유예 받은 박상진 전 사장도 말없이 빠르게 귀가
[뉴스핌=김겨레 기자]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을 선고받자 삼성은 충격에 빠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중형에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분위기다.
25일 시민들이 법원에 설치된 TV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겨레 기자> |
삼성전자 직원 1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대기했다.
이날 법원은 공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으로 향하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해 긴장감이 감돌았다. 법원은 일반 시민들과 취재진, 삼성 관계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2시30분 선고 공판이 시작되자 삼성 직원들은 법원 1층에 마련된 TV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이날 법정에는 삼성 관계자 3명이 들어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성열우 전 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도 소송 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나왔다.
재판부가 초반 "부정한 청탁 인정 안 돼", "삼성의 청탁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TV 화면에 나오자 삼성 직원들은 "초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이내 "승마 지원 72억은 뇌물", "삼성 자금 63억원 횡령 인정"이라는 소식이 날아들고 국외재산도피까지 인정되자 웃음기는 사라졌다. 삼성 직원들은 "멍하다", "상황이 너무 안좋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한숨을 깊게 내쉬며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들은 말을 잃고 재판 상황을 지켜보다 이 부회장에게 5년형이 내려지고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이 법정 구속되자 "아..."하며 탄식을 뱉었다.
선고 공판이 끝난 뒤 피고인들과 삼성 직원들은 말 없이 빠르게 법원을 빠져나갔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기분이 어떤가", "양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성열우 전 사장과 김종훈 변호사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선고 즉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혀 법정 다툼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강배 변호사는 "양형보다 유무죄가 중요하다"며 "항소는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회사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