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분양권 거래량 전달대비 15% 정도 줄어
대출 규제와 양도세 강화 등으로 투자자 관망세 확산
[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뜨겁게 달아오르던 분양권 시장도 열기가 한풀 꺾였다.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눈치 보기’에 들어가며 거래량은 줄고 웃돈(프리미엄)이 빠지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1~29일)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697건으로 지난 한달 거래량(859건)과 비교해 18.5% 줄었다. 이달 거래일이 이틀 남았다는 점에서 실제 거래량은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은 투자 바람을 타고 최근 석 달 동안 매달 1000건이 넘게 거래됐다. 지난 4월 1076건을 기록한 이후 5월 1520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6월에는 전달보다 소폭 줄었지만 연중 두 번째로 많은 1271건이 거래됐다.
하루에 거래되는 건수도 전달과 비교해 감소했다. 이달 일일 거래량은 평균 24.0건이다. 전달(27.7건) 대비 평균 3건 정도 줄었다. 지난 5월(49.0건)과 비교하면 22건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남과 서초보단 송파, 강동구가 타격을 더 받는 모습이다. 강남, 서초구는 재건축 일반 물량이 적고 개발 기대감이 높아 급매물은 꾸준히 소진되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달 거래량이 33건에서 이달에는 37건으로 늘었다. 서초구는 전달 27건에서 이달 23건 거래됐다.
이에 비해 송파구는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더뎌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강동구는 분양권 매물이 대거 쏟아져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분양권 73건 거래됐던 송파구는 51건으로 줄었고 강동구도 89건에서 71건으로 감소했다.
강동구 상일동역 인근 수정공인 김인영 사장은 “′8.2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권을 찾는 투자자가 많이 줄었고 팔려는 사람도 가격을 낮추길 원치 않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한달에 10여건 거래되던 인기 단지도 이달엔 3~4건 거래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줄자 분양권 거래가격도 한달새 1000만~2000만원 내려앉았다.
송파구 오금동 ‘송파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는 전용 101.0㎡(중층)가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달에는 8억5000만~8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 6억9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던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 전용 59.0㎡ 중간층은 이달 6억8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강남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와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도 지난달 분양권 거래가격보다 1000만원 정도 빠져 거래되고 있다.
당분간 분양권 시장이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8.2대책 이후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졌고 양도소득세 규제 강화로 투자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시장을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리얼인베스트먼트 최준서 부사장은 “분양권 시장은 실수요자보단 투자수요가 많다 보니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게 일반적이다”며 “웃돈에 부담을 느끼는 실수요자들은 분양권보단 신규 청약시장에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