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더 받기 위해...계약 관리 부실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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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동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이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소속 설계사가 1만명을 넘는 초대형 GA가 3개에 이르고, 3000명 이상인 GA도 12개다.
생명보험사 중 '빅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만이 전속 설계사 수가 1만명 이상이다. 설계사 숫자로만 따지면 GA가 어지간한 생보사보다 규모가 더 커진 셈이다.
GA가 덩치를 키우는 이유는 보험사와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섭력이 커지면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계약관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6개 GA가 합병을 추진하거나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소속 설계사 3000명 이상의 대형 GA가 1개 더 늘어 12개가 됐다. 생보업계 6위인 동양생명의 전속 설계사가 3000명 수준이다.
한국FP그룹(소속설계사 1700명)과 위홀딩스(4000명)가 합병해 5700명인 엠금융서비스로 재탄생했다. 또 피플라이프(1100명)와 피플라이프재무설계(1900명)도 합칠 예정이다. 메가(6700명)와 에이티에셋(600명), 한국보험금융(4000명)과 에스에이치글로벌(200명)이 곧 합병을 마무리한다.
이외에 1000명 내외의 GA 합병까지 따지면 10건 정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GA들이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모집수수료 때문이다. GA가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보험사는 체결 수량에 따라 차등적으로 모집수수료를 지급한다. 가령 매월 100건을 체결하면 모집수수료는 100만원이지만, 150건을 체결하면 200만원, 200건을 체결하면 40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판매량이 많을수록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많아진다.
그렇지만 무리한 대형화 추진으로 불완전 판매가 증가하고, 기존 계약 관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계약 체결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신계약에만 치중하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사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 역시 상품 판매가 많을수록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하므로 제동을 걸기 어렵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각각의 보험사마다 친밀도가 높은 GA가 있으며 이런 일부 GA에서 실적이 대거 쏟아지는 게 현실”이라며 “친밀도가 높은 대형 GA가 중소 GA를 흡수하는 것을 싫어할 보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A업계 관계자는 “불경기로 영업이 힘들어지자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최근 합병하는 GA가 증가하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면 같은 상품을 판매해도 수수료는 물론 시책 등 보너스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설계사 1000명 이상의 대형 GA 합병이 속속 발생하면서 계약관리의 부실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