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해리티지 서비스', 장기고객 니즈 맞춰 자산관리
[뉴스핌=박민선 기자] 증권업계 '숨은 고수' 신영증권이 덩치 큰 대형사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리딩하는 시장이 있다. 오랜 고객들과의 신뢰, 꾸준히 쌓아온 자산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의 사후 승계를 맡아주는 유언대용신탁이 바로 그것. 신영증권은 올해 초 '신영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내놨다.
◆ 거액자산가 유산승계부터 장애있는 자녀 노후까지 맞춤형 서비스
유언대용신탁은 어렵게 모은 자산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하고 사후에도 잘 승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객의 불안을 해소해주는 맞춤형 상품이다. 유언 공증을 통해 사후 자녀들에게 자산을 배분하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자산관리 능력이 부족한 자녀들이 이후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의 생전 종합자산관리는 물론 사후 고객의 뜻에 따라 유산배분설계를 도맡아 해준다. 효율적인 자산 이전을 원하는 수요층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금융사들은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4일 오영표 신영증권 신탁부장은 "생전에 고객의 재무플랜을 설계해주는 것은 물론 사후 자녀들로 승계된 자산까지 고객이 설정한 금액과 시기 등에 맞춰 관리해주는 것이 유언대용신탁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재산 배분으로 끝나는 공증 대비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유언대용신탁이 가능해진 것은 2013년 신탁법 개정 이후다. 하지만 상품개발 후 고객의 가입으로 이어지는 일반 상품과 달리 법률, 세무, 상품 등을 연구하고 지점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까지 기나긴 준비작업이 필요했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탓에 시장 전체 규모는 아직 5000억원에 불과하다.
신영증권도 지난 2년여간 서비스를 기획, 설계한 뒤 사내신탁포럼, 세미나 등을 통해 직원 교육을 시행하고 상담 및 토론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 상속·증여가액 매년 20조원…급속한 시장 확대 전망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거액자산가에게만 유용할까. 오 부장은 "모든 고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답했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치매 발병에 따른 관리 능력 상실과 본인 사후 배우자 생활유지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경우, 자녀들의 상속 분쟁 가능성을 낮추고 싶은 경우, 본인 사후에도 돌봄이 요구되는 장애 자녀 등에 대한 장기 자산 관리 등 니즈는 다양하다.
동시에 생전 자산관리를 통해 자산증대 역할도 담당하는 만큼 금융자산이 적은 일반 가입자들에게도 적합한 상품이다. 대중을 위한 표준형 상품은 가입의 문턱을 2000만원까지 낮춰놨다.
오 부장은 "고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전에 필요한 자산을 얼마나, 어떻게 배분해야 할 것인지 설계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도 안전하게 관리 가능하도록 각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도움드리는 것"이라며 "자산 증식도 하나의 목적인 만큼 자산운용 노하우가 많은 증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서비스 출시 이후 다양한 상품을 연구하고 새롭게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이익증여신탁 역시 그 중 하나. 이익증여신탁은 고객이 신탁에 주식이나 펀드 등을 맡기면 원금은 고객에게 주고 투자를 통해 거둬들인 이익을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상품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가운데 배우자나 자녀의 소득이 많지 않은 경우라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매년 상속 및 증여 재산 가액이 2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될수록 관련 시장은 급속히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 역시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오영표 부장은 "단번에 성과를 만들어내기 힘든 시장인 만큼 경쟁사들의 진입 자체로 달라질 것은 없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하고 모든 직원들의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신영증권 본사 모습. 사진=신영증권> |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