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이어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인천·부산도 추가 후보군
주택경기 불투명성 확대..분양가상한제로 공사 수익성도 떨어져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5일 추가대책을 내놓자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지속해서 늘면 주택경기가 차갑게 식어 분양 사업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미분양이 퍼질 경우 주택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 분양사업팀 관계자는 “이번 후속조치는 투기과열지구 지역을 늘려 다주택자의 아파트 투기를 막겠다는 취지인데 잇단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커질 공산이 크다”며 “집값이 오르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시장 분위기가 당장 살아나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5일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역이 확대되고 있어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늘어날 전망이다.<사진=이동훈기자> |
국토교통부는 이날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서울 전역(25개구)과 과천시, 세종시를 지정한 데 이어 한달 만에 나온 조치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격 오름폭이 크다는 게 지정 이유다. 지난달 성남 분당구는 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2.10%, 대구 수성구는 1.41%를 기록했다.
이번 조치로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40%가 적용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와 청약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 제한 등도 대상이다.
국토부는 집값이 불안할 경우 더 많은 지역을 투지과열지구로 묶을 계획이다. 인천광역시 연수구·부평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동안구,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서구, 부산(조정대상지역 7개구·군, 서구) 등을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지정했다. 투지과열지구로 지정될 후보군인 셈이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투지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청약규제가 강화되고 대출받기가 어려워져 신규 주택분양에 어려움이 많다”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대기 수요가 많아 문제가 크지 않지만 경기권 분양은 입지에 따라 청약 결과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도 사실상 이번 추가대책에서 도입을 예고했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지난 2015년 4월 이후 적용되지 않았다. 적용 가능한 기준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규정을 크게 완화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켰다. 이 규제가 적용되면 애초 계획보다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어 건설사의 공사 수익성이 낮아질 전망이다.
코리아부동산투자 김정현 실장은 “전반적으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국내 주택사업까지 어려워지면 수익성 악화와 신규사업 축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투기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은 이해 가지만 실수요자까지 주택시장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드는 규제는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