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일제강점기 예술가들의 삶과 고민…구보x이상의 만담쇼 '20세기 건담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황수정 기자] 교과서와 문학소설 속에서만 만나왔던 일제강점기의 예술가들.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고민을 했을까.

연극 '20세기 건담기建談記'(연출 성기웅)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 말기 구보 박태원, 시인 이상 등 당시의 청년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아낸다. 이상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조선의 시대상과 암울했던 당시를 살아갔던 예술가들의 내면을 더듬어간다.

연출가 성기웅이 지난 10여년 간 선보이고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등 구보 박태원과 이상을 다룬 연작. 구보 박태원(이명행)과 시인 이상(안병식), 소설가 김유정(이윤재), 화가 구본웅(김범진)과 수영이(백종승)가 등장해 이상이 동경으로 떠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조심스레 따라간다.

이상이 스스로를 '건담가(建談家, 말로 많이 떠들어대는 사람)'라 칭하며 말재주를 부리고 다녔다는 이야기로부터 구상된 이 작품은,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만담 커플처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시작된다.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선 두 사람은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고, 언어유희를 이어가고, 안무같은 동작으로 역동성을 더한다.

독특한 점은 '말하기쇼' 형식을 차용해 만담부터 악단의 공연, 모놀로그, 라디오 드라마, 변사쇼, 집단 건담 등 다양한 구성으로 꾸며진다는 것이다. 각 장면에 따라 이들의 작품을 소개하거나, 연애사 비하인드를 폭로하거나, 폐병과 치질, 가난 등 현실적 고민을 드러내고, 50년 후를 상상하는 등 폭넒은 서사가 담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상이 동경으로 떠난 이유, 그곳에서 왜 숨을 거두게 됐는지 연극적 상상을 더해 전달한다.

'말하기쇼'답게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말장난이 곳곳에 숨어있고, 가수 지드래곤이나 88서울올림픽, 영화 '괴물' 등이 당시 사람들의 상상력으로 언급돼 알아차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1930년대 당시 사용되던 옛 서울말과 일본어, 영어 등이 사용되지만 무대 상단의 스크린을 통해 번역된 내용이 제공된다.

또 배우들이 실제로 트럼펫, 하모니카, 아코디언, 심벌즈와 북, 우쿠렐레 등 여러 가지 악기를 직접 연주하면서 청각적 재미를 높인다. 이들은 입으로 화음을 맞춰 때로는 긴장감을, 때로는 웃음을 주기도 한다. 특히 라디오 드라마의 구성에서는 여자와 남자를 오가는 연기는 물론, 각종 효과음을 눈 앞에서 만들어내 이목을 집중케 한다.

그러나 다소 낯선 언어들과 복잡한 구성은, 잠깐이라도 집중력을 잃으면 쉽게 따라가지 못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독백이나 대화를 통해 추가적인 설명을 하는 친절한 부분도 있지만, 계속되는 장면 전환과 이에 따라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들이 존재함은 아쉬울 따름이다.

시인 이상은 물론, 소설가 구보 박태원,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은 당대의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었지만, 시대적 비극에 벗어날 수 없었다. 청춘의 아픔은 8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하다. 다만 이 비극을 우리가 어떻게 인지하고 답을 찾아갈 것인지는 각자의 방식에 달려있다. 연극 '20세기 건담기'는 오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두산아트센터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