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속보

더보기

취임 100일 김동연 부총리...힘 못쓰는 신중파 이미지 벗을까

기사입력 : 2017년09월13일 16:26

최종수정 : 2017년09월13일 17:29

소득세·법인세 명목세율 문제서 말 뒤집히고 1급 영전자리 막혀
부동산 보유세도 같은 상황…패싱 논란 '시험대'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장 자리를 맡은지 오는 16일로 100일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된 김 부총리의 취임 100일은 앞선 경제부총리보다 숨가빴다. 취임 직후부터 '부자증세'를 원칙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과 '소득주도성장'의 뼈대가 될 첫 예산안 발표까지 기획재정부의 숱한 과제를 맡아야 했다.

그러나 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신중'을 강조한 김 부총리의 말이 정치권과 청와대에 부딪쳐 힘을 못쓰는 상황도 벌어졌다. 북핵 문제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코리아 패싱(한반도와 관련된 국제 이슈에서 한국이 소외된 채 주변국끼리만 논의가 진행되는 현상)'에 빗대 '김동연 패싱'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 말 뒤집히고 인사 밀리며 '패싱' 논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김 부총리는 정치인 출신 장관 사이에 몇 안되는 정통관료 출신 장관이다. 문재인 내각 1기에서 정통 관료출신 장관은 김 부총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뿐이다.

신중하고 온건한 중도 성향을 가져 진보성향 학자 출신이 다수 포진한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한다.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보완할 공급 사이드 성장전략인 '혁신성장'을 거듭 강조하는 점 등은 그의 균형적 성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중과 온건에 방점을 찍어도 청와대와 정치권의 개혁 요구에 밀려 말을 바꾸면서 체면을 구기는 일도 일어났다. 특히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 인상 문제에서 시장에 줬던 메세지를 번복한 일은 경제수장으로서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는 평가다.

김 부총리는 소득세와 법인세에 대해 여러차례 "명목세율 인상은 현 단계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증세안을 제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자 결국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조정하는 2018년도 세재개편안을 내놨다. 결국 "시장에 일관된 메세지를 주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재부 내에서는 1급 출신들의 영전 자리가 번번이 밀리며 부처 내의 인사 적체 원망에 시달렸다. 기재부 1급은 다른 부서 차관이나 외청장으로 자리를 옮겨 인사 숨통을 틔워왔으나, 이번에는 조달청장을 제외하고는 기재부 출신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예산안 발표 직전까지 예산실장을 공석으로 둔 상태에서 비판이 일자 급하게 인사를 냈고, 전반적인 국·실장 및 과장급 인사는 지난주에야 이뤄졌다.

◆ 부동산 보유세·종교인 과세도 같은 길 밟을지 '시험대'

김동연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보유세 문제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세제개편안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문제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와 같은 전철을 이번에도 밟게 된다면 '패싱' 논란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김 부총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를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사용하는덴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미애 대표와 박광온 의원이 초(超) 다가구 주택 소유자에 대한 자본소득 과세를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던 것에 배치되는 의견이다.

내년 시행이 예정된 종교인 과세도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시험대' 중 하나다. 대부분의 국민이 종교인 과세 내년 시행에 찬성하고 있고 청와대 역시 지지하고 있으나, 일부 종교계의 반발이 거세고 재유예 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조세특위를 포함해 앞으로의 증세 문제는 기획재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갈 것"이라면서 "김동연 부총리는 오히려 그립(타 부처에 대한 영향력)이 아주 강한 타입으로, 일각에서 나오는 '패싱' 우려는 기우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