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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올해의 작가상 후보 4인, 그들이 직접 말하는 작품 이야기

기사입력 : 2017년09월20일 08:54

최종수정 : 2017년09월20일 09:48

써니킴, 박경근, 송상희, 백현진(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뉴스핌=이현경 기자] 올해의 작가상 2017 후보 4인은 모이기만 하면 화기애애하다. 서로를 치켜세우기 바쁘다.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경쟁보다는 서로의 작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거침없는 조언도 오갔다. 그래서인지 작품저마다 활기를 띄고 있었다.

올해의 작가상 수상 후보 써니킴(48), 백현진(45), 박경근(39), 송상희(47)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각자의 세계관을 뚜렷하게 펼치고 있는 4인4색의 작품. 이들은 회화부터 조형, 영상미디어까지 장르도 다양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작가가 직접 전하는 작품 이야기가 더해지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품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한다. 

오는 12월5일 올해의 작가상 수상의 영예의 주인공을 가리기에 앞서, 작가들의 열과 성이 담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에 푹 빠지길 기대한다. 

◆써니킴의 그림에는 항상 소녀가 등장, 도대체 왜?

써니킴의 '교복입은 소녀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써니킴의 작품에는 항상 교복을 입은 소녀가 등장한다. 이제는 소녀가 그의 작품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 역시 바라는 바다.

이번 전시 '어둠에 뛰어들기' 아래 회화, 영상 작품이 펼쳐지는 가운데 역시 소녀가 직접 문을 열고 닫는다. 회화 작품인 '자줏빛 하늘 아래'에는 단발머리에 흰색 셔츠, 검정 치마, 검정 스타킹의 교복을 입은 소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산, 물, 숲의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이어진다. 써니킴은 "소녀가 전시의 안내자이다. 우리가 때론 길을 잃곤 하는데, 거기서 마주하는 풍경을 담았다. 때문에 소녀를 바로 보는 것보다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시작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풍경을 담은 회화를 지나 회화 영상이 곁들여진 작품,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복 입은 소녀 네 명이 각각 등장한다. 그에게 '소녀'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이에 써니킴은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갑작스럽게 이민을 갔다"라고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작업하면서 교복을 입은 소녀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가 겪지 못한 것, 한국에 있었으면 경험했을 이미지가 소녀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복을 살펴보면 한국식의 교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써니킴은 "특정한 시대의 교복을 구체화한 건 아니다. 상징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그린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써니킴의 작품이 선보이는 전시관은 자연광 들어서는 곳이다. 써니킴은 이 점을 전시관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불을 끄고 자연의 빛으로 작품을 감상하길 원한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공기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변화도 일어난다. 빛에 따라 오브제의 색, 느낌을 그대로 느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백현진, 서울과 어울리는 휴게실 "느끼세요 있는 그대로"

백현진의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 내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백현진 작가는 60평 정도 크기의 휴게실을 만들었다. 그런데, 평범하진 않다. 굉장히 낯선 분위기의가 흐르고 입구부터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흰색 벽면에는 치킨, 파산, 그리고 여러단어를 검정색 스프레이 물감으로 써놓고 덧칠해놓은 흔적과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나뭇잎 모빌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을 열고 들어선 휴게실 벽면에는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이라는 네온사인의 간판을 마주할 수 있다. 휴게실을 감싸는 '웅웅' 사운드도 작가가 직접 디자인했다.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휴게실 입구 <사진=이현경 기자>

그가 그 어떤 질문에도 계속해서 답한 말은 "그냥 느끼세요. 보이는대로 느끼시면 됩니다"였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 이 공간을 느끼고 즐기라고 강조했다. 벽에 걸린 작품들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도 휴게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라고 했다. 그는 "롤플레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는 휴게실의 사장이었고, 그림을 걸고 싶어서 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저를 화가로 고용해 그림을 그렸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마다 이 휴게실을 대하는 방법과 호흡이 다를거라고 설명했다. 백현진 작가는 "누군가는 책이 잘 읽히는 공간으로, 혹자에게는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멀미가 난다고도 하더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 이 공간이 정해지는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휴게실의 이름을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로 지은 이유를 말하면서다. 그는 "서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휴게실을 만들고 싶었다.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이 없으면 서울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모든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그의 휴게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프린트물이 있다. 각각 일련번호까지 새겨진 프린트물이자 작품이다. 그 위에 적힌 시를 읽으면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의 의미를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박경근, 군 트라우마가 작품으로

32개의 회로(왼쪽), 박경근의 '거울 내장:환유쇼' <사진=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그의 작품 '거울 내장:환유쇼'는 32개의 총이 각을 잡고 줄지어 세워져있다. '내려 총' '세워 총' '사격'의 신호를 32개의 총이 받고 있는 모습이다. 회로는 아날로그식으로 작업했다. 여기서 보내는 신호가 타이머에 맞춰 총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그의 군 트라우마에서부터다. 군생활에서 로봇 같았던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녹여냈다. 서른 즈음에 입대한 그는 군시절 각종 굴욕을 겪었다고 했다. 일단, 군 문화가 낯설었다. 기계처럼 복종하는 반복된 군 생활의 연속이었다.(물론 그도 시간이 지나 이에 적응하며 지냈다) 마치 그 처럼 그의 작품 속 총들은 시간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사격 자세를 취했다.

양쪽 벽면의 설치된 두 대의 스크린도 눈길을 끈다. 이 스크린에는 관람객을 비추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백혁진 작가는 "이 공간을 무대처럼 생각했다. 조명과 화면이 있고 로봇(총)이 퍼포먼스를 하는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카메라를 기계로만 보고 있다. 아마, 기계가 우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을 거다"면서 "카메라가 감시를 하고 있을 수 있다. 기계가 우리를 보는 시선들, 스크린이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32개의 회로도 미적으로 표현됐다. 붉은 색의 도선들이 엉킴 없이 제 자리를 잘 찾아갔다. 박경근 작가는 "저는 이 회로가 마음에 든다. 마치 불교의 회화 만달라 같기도 하고, 2층에서 내려봤을 땐 전선이 핏줄, 생명체 같기도 하다"라며 만족했다.

작품 제작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사용된 32개의 총은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장난감 총에 도색한 것이다. 제작비는 4000만원을 받았다. 백현진 작가는 실질적으로는 1억5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32개 회선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청계천 상가의 사장님의 도움을 빌렸다. 재료도 아낌없이 제공해줬다"며 사장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경근 작가의 '거울 내장: 환유쇼'는 하루에 네 번 작동한다. 현장의 소리가 너무 울리기 때문이다. 오전 10시30분, 12시30분, 오후 2시30분, 오후 4시30분이다. 단 수, 토요일은 오후 6시30분에 1회 추가됐다.

◆송상희, 어둠의 이야기를 비추면 다시 빛이 된다

송상희의 '다시 살아나라 아가야'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송상희 작가는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라는 영상 작품을 전시했다. 세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소외된 이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이름 없는 존재의 흔적을 사진을 찍고, 텍스트로 표현하고 영상으로 제작했다.

그중 영웅설화 '아기장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종말과 구원, 새로운 에너지를 다룬다. 그는 설화 '아기장수'를 택한 이유에 대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모두가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인혁당 사건의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더불어 윤희상 작가의 곡도 울려펴진다.

송상희 작가의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 맞은편에는 텍스트 타일 작품이 배치됐다. 작품은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다. 네덜란드에서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송상희 작가는 보통 청색은 네덜란드에서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 혹은 천국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표현할 때 쓴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정반대로 표현했다. 파국의 현실과 인류 공멸의 위기에도 살아가는 텅 빈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시리아 내전, 2차세계대전이 폭발하던 때의 그림을 그려넣었다. 또 스피커에서는 1974년 골든레코드에 녹음된 55개의 언어가 흘러나온다. 이중에는 사양된 언어도 있다. 송상희 작가는 "이번에도 어두운 작품을 했다"고 웃으면서 "앞으로는 좀 밝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의 작가상 2017은 오는 2월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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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mironj19@newspim.com ◆ 외국 국적의 적대적 M&A…한국서는 거부감 강해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여론형성을 위해 기존 경영진의 부도덕성 등을 부각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횡령 수준의 범죄가 아니면 한국에서 경영진의 경영능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 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목적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사모펀드가 돈을 벌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다. 한국의 유교문화는 개인주의가 강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종종 당황스럽게 한다. 한국만의 이해할 수 없는 애국주의는 적대적 M&A 공격자들에게는 상당한 장벽이다. 일례로 21년 전인 2003년에 적대적 M&A 세력인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SK의 최대지분율은 14% 내외로 공격자인 소버린 지분율 14.99%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2004년과 2005년 2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은 SK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대결을 했으나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다. 놀랍게도 소버린은 단 1명의 이사도 이사회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SK가 완승한 이유는 소액주주들이 애국심 때문에 SK에 표를 밀어준 영향이 컸다. 또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우호세력에 자사주 매각, 우호지분 확보, 소액주주 의결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그 때보다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이런 한국의 특수한 애국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고려아연 주식 유통물량 중 상당수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적대적M&A에 협력했다는 꼬리표를 다는 건 한국 특유의 정서상 앞으로의 금융 비즈니스에 유리하지 않다. 이 점은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반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궁극적으로 중국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한국 언론과 여론에 불리한 정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4일인 오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등의 안건 심의에 나서는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정될 경우에도 MBK파트너스의 M&A와 관련된 행정적 영향력은 낮다. 하지만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한 이후에는 해외 매각 진행 시 한국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따져 볼 권리가 생겨 일종의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출구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MBK파트너스도 4일 오후에 공개매수가격을 고려아연과 동일하게 83만원으로 상향하고 최소매수수량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기간도 10일 늘어난 10월 14일로 변경됐다. 83만원 이상으로 공개매수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려움이 있다. 또 최소 매수주식수 144만주로 정한 공시를 삭제해 단 1주가 신청되더라도 매수하는 방침을 세운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원래 최소 매수주식수를 정한 이유 자체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아예 전체 주식 매수를 포기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보험 전략이다. 그런데 최소 매수주식수 조항을 삭제해 버리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꼴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 고려아연 투자자 행복한 나날들…세금은 주의해야 치열한 경영권 다툼으로 촉각이 곤두선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 경영진과 달리 고려아연 투자자들은 지금 행복한 비명이다. 경영권 분쟁 전 50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고려아연 주가는 현재 MBK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돌파했다. 또 거래량도 활발한 상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고려아연 유통주식의 상당 부분을 소유 중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MBK의 공개매수 요청은 안정적이다. 또 공개 매수 가격도 83만원으로 인상돼 고려아연과 동일한 조건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MBK의 요청에 응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기관투자자는 어느쪽 공개매수에 응할지 행복한 고민이다. 그런데 가격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비즈니스와 관련된 고려아연과의 관계 유지 등이 걸림돌이다. 반면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2차 가처분이 신청돼 있는 건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고려아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따라서 어디가 더 높은 공개매수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런데 주의할 사항이 있다. 바로 세금이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달리 장외매매 주식이나 공개매수 주식은 별도의 거래세와 양도세를 낸다. 그런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세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세는 0.18%로 낮다. 반면 장외매매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세는 0.35%로 높은 편이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비과세다. 반면 장외거래나 공개매수를 통해 발생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상당히 높다. 개인투자자가 장외매수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양도차익이 3억 이하인 경우 22%, 양도차익이 3억 초과인 경우 27.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것도 적지 않은 세금인 데 고려아연 방식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경우 세금이 훨씬 더 높다. 이 경우 양도차익이 250만원 이하인 경우는 비과세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방식의 세율은 차익이 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세금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참세무법인의 최왕규 세무사는 "이번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는 소각 시 의제배당에 해당 돼 연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돼 고율의 누진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다. 이런 경우 양도차익 1400만원 이하는 6.6%(지방세 포함, 이하 동일), 5000만원까지는 16.5%, 8800만원까지는 26.4%, 1억5000만원까지는 38.5%, 3억원까지는 41.8%, 5억원까지는 44%, 5억원 초과 시 46.2%, 10억원 초과 시 최대 49.5%라는 고율의 종합소득세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양도차익 세율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고려아연 주주 중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는 세율이 고작 9.9%(지방세 포함)에 불과하다. 200억원 이하까지는 20.9%에 불과하니 개인투자자와 달리 세율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작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높은 세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세율이 낮은 편이므로 그 외 미래 영업의 유∙불리 등을 더 중요하게 따져보는 분위기다. ◆ '이벤트 드리븐' 치익거래는 늘 리스크 상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이런 예기치 못한 이벤트를 추종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벤트 드리븐' 전략이라 한다. 그런데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단점은 향후 시장 예측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의 철벽수비에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격자가 과감하게 현재의 공개매수가격 83만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늘 결론 날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안건을 어떻게 결론 내릴지도 변수다.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은 수 많은 변수들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증시 밸류업 측면에서는 이런 적대적 M&A가 주가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도를 탓하기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10월 4일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훌쩍 넘은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에는 유리한 형국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주식에 투자할 때 누가 승리하느냐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향후 세금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잘 따져보는 것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longinus@newspim.com 2024-10-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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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최종 무혐의 처분한 가운데 남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에도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이달 안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매듭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수사 절차가 끝나가는 상황인데다, 4년간 이어져온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더 지체하기에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7월 김 여사를 비공개 출장조사한 데 이어, 다른 '전주'들에 대한 조사도 사실상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이자 김 여사 어머니인 최은순 씨도 조사를 받았다. 또 검찰은 김 여사와 유사하게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 유죄가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 분석도 마쳤다. 법조계는 김 여사가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했거나 적어도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했다고 여길만한 증거나 진술이 부족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손모 씨와 같은 '전주'로서 방조죄가 성립되려면, 돈을 빌려줄 때 그 돈이 주가조작을 위해 사용된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빌려줬느냐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관계자들 진술에서 김 여사가 관련됐다는 명확한 진술이 나온 것도 아니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지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할 순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4년을 끌어 온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할 것이다. 아마 교육감 선거(10월 16일)가 있으니 선거 끝나고 바로 결론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손씨의 방조혐의가 유죄로 선고됨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윤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손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대통령실에선 이를 근거로 김 여사의 무죄를 주장했었지만 항소심 이후 유죄로 번복됨에 따라 상황이 바뀐 것 아닌가"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비공개 출장 조사로 한 번 이뤄졌는데 상대적으로 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제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 여사, 최재영 목사,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 등 5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seo00@newspim.com 2024-10-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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