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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올해의 작가상 후보 4인, 그들이 직접 말하는 작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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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킴, 박경근, 송상희, 백현진(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뉴스핌=이현경 기자] 올해의 작가상 2017 후보 4인은 모이기만 하면 화기애애하다. 서로를 치켜세우기 바쁘다.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경쟁보다는 서로의 작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거침없는 조언도 오갔다. 그래서인지 작품저마다 활기를 띄고 있었다.

올해의 작가상 수상 후보 써니킴(48), 백현진(45), 박경근(39), 송상희(47)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각자의 세계관을 뚜렷하게 펼치고 있는 4인4색의 작품. 이들은 회화부터 조형, 영상미디어까지 장르도 다양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작가가 직접 전하는 작품 이야기가 더해지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품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한다. 

오는 12월5일 올해의 작가상 수상의 영예의 주인공을 가리기에 앞서, 작가들의 열과 성이 담긴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에 푹 빠지길 기대한다. 

◆써니킴의 그림에는 항상 소녀가 등장, 도대체 왜?

써니킴의 '교복입은 소녀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써니킴의 작품에는 항상 교복을 입은 소녀가 등장한다. 이제는 소녀가 그의 작품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 역시 바라는 바다.

이번 전시 '어둠에 뛰어들기' 아래 회화, 영상 작품이 펼쳐지는 가운데 역시 소녀가 직접 문을 열고 닫는다. 회화 작품인 '자줏빛 하늘 아래'에는 단발머리에 흰색 셔츠, 검정 치마, 검정 스타킹의 교복을 입은 소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 산, 물, 숲의 풍경을 담은 그림으로 이어진다. 써니킴은 "소녀가 전시의 안내자이다. 우리가 때론 길을 잃곤 하는데, 거기서 마주하는 풍경을 담았다. 때문에 소녀를 바로 보는 것보다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시작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풍경을 담은 회화를 지나 회화 영상이 곁들여진 작품,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복 입은 소녀 네 명이 각각 등장한다. 그에게 '소녀'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이에 써니킴은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갑작스럽게 이민을 갔다"라고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작업하면서 교복을 입은 소녀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가 겪지 못한 것, 한국에 있었으면 경험했을 이미지가 소녀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복을 살펴보면 한국식의 교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써니킴은 "특정한 시대의 교복을 구체화한 건 아니다. 상징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그린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써니킴의 작품이 선보이는 전시관은 자연광 들어서는 곳이다. 써니킴은 이 점을 전시관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불을 끄고 자연의 빛으로 작품을 감상하길 원한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공기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변화도 일어난다. 빛에 따라 오브제의 색, 느낌을 그대로 느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백현진, 서울과 어울리는 휴게실 "느끼세요 있는 그대로"

백현진의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 내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백현진 작가는 60평 정도 크기의 휴게실을 만들었다. 그런데, 평범하진 않다. 굉장히 낯선 분위기의가 흐르고 입구부터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흰색 벽면에는 치킨, 파산, 그리고 여러단어를 검정색 스프레이 물감으로 써놓고 덧칠해놓은 흔적과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나뭇잎 모빌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을 열고 들어선 휴게실 벽면에는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이라는 네온사인의 간판을 마주할 수 있다. 휴게실을 감싸는 '웅웅' 사운드도 작가가 직접 디자인했다.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휴게실 입구 <사진=이현경 기자>

그가 그 어떤 질문에도 계속해서 답한 말은 "그냥 느끼세요. 보이는대로 느끼시면 됩니다"였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 이 공간을 느끼고 즐기라고 강조했다. 벽에 걸린 작품들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도 휴게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라고 했다. 그는 "롤플레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저는 휴게실의 사장이었고, 그림을 걸고 싶어서 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저를 화가로 고용해 그림을 그렸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마다 이 휴게실을 대하는 방법과 호흡이 다를거라고 설명했다. 백현진 작가는 "누군가는 책이 잘 읽히는 공간으로, 혹자에게는 가장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멀미가 난다고도 하더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 이 공간이 정해지는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휴게실의 이름을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로 지은 이유를 말하면서다. 그는 "서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휴게실을 만들고 싶었다.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이 없으면 서울과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모든 대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그의 휴게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프린트물이 있다. 각각 일련번호까지 새겨진 프린트물이자 작품이다. 그 위에 적힌 시를 읽으면 '실직 폐업 이혼 부채 자살 휴게실'의 의미를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박경근, 군 트라우마가 작품으로

32개의 회로(왼쪽), 박경근의 '거울 내장:환유쇼' <사진=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그의 작품 '거울 내장:환유쇼'는 32개의 총이 각을 잡고 줄지어 세워져있다. '내려 총' '세워 총' '사격'의 신호를 32개의 총이 받고 있는 모습이다. 회로는 아날로그식으로 작업했다. 여기서 보내는 신호가 타이머에 맞춰 총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그의 군 트라우마에서부터다. 군생활에서 로봇 같았던 자신의 모습을 작품에 녹여냈다. 서른 즈음에 입대한 그는 군시절 각종 굴욕을 겪었다고 했다. 일단, 군 문화가 낯설었다. 기계처럼 복종하는 반복된 군 생활의 연속이었다.(물론 그도 시간이 지나 이에 적응하며 지냈다) 마치 그 처럼 그의 작품 속 총들은 시간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사격 자세를 취했다.

양쪽 벽면의 설치된 두 대의 스크린도 눈길을 끈다. 이 스크린에는 관람객을 비추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백혁진 작가는 "이 공간을 무대처럼 생각했다. 조명과 화면이 있고 로봇(총)이 퍼포먼스를 하는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카메라를 기계로만 보고 있다. 아마, 기계가 우리를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을 거다"면서 "카메라가 감시를 하고 있을 수 있다. 기계가 우리를 보는 시선들, 스크린이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32개의 회로도 미적으로 표현됐다. 붉은 색의 도선들이 엉킴 없이 제 자리를 잘 찾아갔다. 박경근 작가는 "저는 이 회로가 마음에 든다. 마치 불교의 회화 만달라 같기도 하고, 2층에서 내려봤을 땐 전선이 핏줄, 생명체 같기도 하다"라며 만족했다.

작품 제작의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사용된 32개의 총은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장난감 총에 도색한 것이다. 제작비는 4000만원을 받았다. 백현진 작가는 실질적으로는 1억50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32개 회선을 작업하는 과정에서 청계천 상가의 사장님의 도움을 빌렸다. 재료도 아낌없이 제공해줬다"며 사장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경근 작가의 '거울 내장: 환유쇼'는 하루에 네 번 작동한다. 현장의 소리가 너무 울리기 때문이다. 오전 10시30분, 12시30분, 오후 2시30분, 오후 4시30분이다. 단 수, 토요일은 오후 6시30분에 1회 추가됐다.

◆송상희, 어둠의 이야기를 비추면 다시 빛이 된다

송상희의 '다시 살아나라 아가야'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송상희 작가는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라는 영상 작품을 전시했다. 세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소외된 이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이름 없는 존재의 흔적을 사진을 찍고, 텍스트로 표현하고 영상으로 제작했다.

그중 영웅설화 '아기장수' 이야기를 바탕으로 종말과 구원, 새로운 에너지를 다룬다. 그는 설화 '아기장수'를 택한 이유에 대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모두가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인혁당 사건의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더불어 윤희상 작가의 곡도 울려펴진다.

송상희 작가의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 맞은편에는 텍스트 타일 작품이 배치됐다. 작품은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 없이 흐느낌으로'다. 네덜란드에서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송상희 작가는 보통 청색은 네덜란드에서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 혹은 천국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표현할 때 쓴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는 정반대로 표현했다. 파국의 현실과 인류 공멸의 위기에도 살아가는 텅 빈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시리아 내전, 2차세계대전이 폭발하던 때의 그림을 그려넣었다. 또 스피커에서는 1974년 골든레코드에 녹음된 55개의 언어가 흘러나온다. 이중에는 사양된 언어도 있다. 송상희 작가는 "이번에도 어두운 작품을 했다"고 웃으면서 "앞으로는 좀 밝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의 작가상 2017은 오는 2월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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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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