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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출석 막아라"…재계, 추석 앞두고 국감 '비상'

기사입력 : 2017년09월28일 10:26

최종수정 : 2017년09월28일 10:26

대기업 국회 담당, 추석 황금연휴에도 비상 대기

[뉴스핌=정탁윤 기자] "요즘 국회에서 질문이 하루에만 400~500개씩 들어옵니다. 엄청 바빠요. 추석 연휴 마지막 이틀은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A 대기업 국회담당)

"이번 열흘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요? 언감생심, 꿈도 못꿉니다. 조상님 차례만 간단히 지내고, 집에서도 근무해야할 상황입니다. 24시간 핸드폰 켜놓고 비상대기할 예정입니다." (B 대기업 국회담당)

추석 이후 문재인 정부의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재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주요 대기업의 국회 담당자들은 이번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에도 맘놓고 쉬지 못하게 됐다. 연휴 직후인 12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28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비롯 기획재정·환경노농·산업자원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기업인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의 국회 담당자들은 일찌감치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상임위별 주요 안건을 점검중이다. 그룹 총수와 CEO, 임원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될지를 파악하는 동시에 보좌관 등과 사전 접촉해 최대한 증인채택을 막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 대기업 국회담당자는 "요즘 아침 7시에 여의도로 출근해 삼시세끼를 여의도에서 다 해결하고 있다"며 "각 의원실 마다 꾸준히 인사를 해놔야 나중에 질문지라도 미리 확보할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직원과 교대로 의원실을 방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에 참석한 재계 인사들. <사진=뉴스핌 DB>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17대 국회에서는 평균 51.8명, 18대는 76.5명, 19대 국회에선 120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회에 불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였던 지난해의 경우 119명의 기업인 증인이 출석했다.

올해 역시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주요 총수의 국정감사 증인채택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세타2엔진 리콜 문제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과 관련, 정의선 부회장이 거론되면서 현대기아차그룹엔 비상이 걸렸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계열사 CEO가 국회의 주요 증인 검토 대상에 올랐다.

SK와 LG그룹도 통신비 인하 대책이나 일감 몰아주기 이슈 등으로 인해 주요 계열사의 CEO 등이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외 면세점 허가 관련 의혹으로 롯데그룹이나 한화, 두산 등의 CEO도 국회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회의 이같은 '기업인 손보기'식 국정감사 증인채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해 주요 그룹의 총수가 실제 증인으로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도 "올해 국감에서는 증인을 과도하게 채택하는 등 갑질을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가뜩이나 기업들이 힘든 상황에서 국정감사 준비로 많은 유무형의 자원을 낭비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보여주기식 국정감사가 아닌 기업의 입장도 좀 헤아려주는 국정감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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