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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최고금리보다 무서운 총량규제에 떤다

기사입력 : 2017년11월06일 09:58

최종수정 : 2017년11월06일 10:10

당국,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중금리 대출 감소 부작용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3일 오전 09시2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은빈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5.4%’에 신음하고 있다. 5.4%는 당국이 제시한 저축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대비) 상한선이다.

업계는 특히 당국이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라며 독려했던 중금리 대출 상품까지 총량규제에 포함시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사진=뉴시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11월에 접어들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일제히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들어갔다. 연말이 되면 전년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알 수 있는 만큼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을 3차례 소집해 지난해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제한했다.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적용한 것.

물론 당국은 공식적으로 총량을 규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월부터 저축은행만 총량규제를 하거나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증가율이 과도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가 받아들이는 현실은 다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전 회사들이 다 5.4% 안 넘기려고 관리하고 있을거다”라면서 “공식적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당국에서 하겠다는데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총량규제가 시작되면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추세는 한풀 꺾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중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3조5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이 줄었다.

이에 업계는 답답함을 표한다. 한 업권 관계자는 “대출 총량을 당국에서 관리하는 건 사실 영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전체 가계부채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정도 밖에 안되는데 가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중금리 상품의 증가세가 꺾였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총량규제에는 사잇돌 같은 정책금융상품은 포함되지 않지만,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내놓은 중금리 상품은 규제에 묶여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은 당국이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던 상품이다.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로 대출을 제공해 ‘금리 절벽’을 해소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총량규제에 중금리도 포함되면서 저축은행으로선 난감한 상황이 됐다.

대출 증가율이 제한된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그렇다고 고금리 대출을 늘리면 당국의 ‘눈총’을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총량규제가 없었으면 올해 저축은행의 ‘체질 개선’이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중금리 대출상품의 실적이 올라가던 상황에서 총량규제가 시작되면서 공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총량규제가 있으면 저축은행으로선 수익이 나는 분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중금리 상품을 늘리기 힘들다”며 “중금리 대출 사이즈를 더 키울 수 있었다면 규모의 경제도 가능해지고 안정적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해, 좀 더 중저신용자를 끌어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율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때까지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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