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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 ‘잔치 종료’ 한국은 다르다

기사입력 : 2017년11월14일 05:21

최종수정 : 2017년11월14일 06:47

신흥국 채권 수익률 美 대선 이후 최대폭 상승
관련 지역 주식펀드 자금 유입도 '브레이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신흥국 자산시장의 잔치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채권 수익률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최대 폭으로 뛴 한편 주식펀드의 자금 유입이 주춤하자 월가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13일(현지시각)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이머징마켓의 채권 수익률이 14b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가열된 이후 최대 상승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정부 및 기업들의 자금 조달 평균 비용이 4.68%를 기록해 4개월래 최고치로 뛰었다. 뿐만 아니라 신흥국 채권 가격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가뜩이나 미국 일드커브의 평탄화가 날로 두드러지면서 침체 신호라는 의견이 고개를 든 가운데 신흥국 채권의 가격 하락이 위험 자산에 대한 적신호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정크본드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베네수엘라부터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정치권 리스크가 고조, 이머징마켓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랭할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머징마켓 채권 지수의 듀레이션이 6을 넘어섰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6년이라는 의미다. 또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6%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신흥국 자산시장을 둘러싼 경고음은 또 있다. 시장 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의 주간 자금 순유입 규모가 10억다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어 지난 8일까지 3주에 걸쳐 순유입이 ‘제로’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4~9월 사이 평균 19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던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결과다. 해당 주식시장에 공격적인 ‘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발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머징마켓 채권펀드 역시 최근 한 주 사이 펀드 플로가 8월 중순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비관론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신흥국 자산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면서 고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매입에 나서면서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 12월 또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여지가 높고,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본격 나서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행보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다만 신흥국 가운데 한국 증시는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무라의 짐 캠카퍼티 일본 제외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시장은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이 포진한 증시”라며 “뿐만 아니라 주가 밸류에이션이 인도네시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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