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 사망한 줄 알았던 그가 살아있다는 소문이 돈다. 장두칠과 악연이 깊은 사기꾼 지성(현빈)은 그의 생존을 확신, 사건 담당 검사 박희수(유지태)에게 공조를 제안한다. 이에 박검사의 비공식 수사 루트인 사기꾼 3인방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과장(안세하)까지 한자리에 모여 장두칠을 잡기 위한 새로운 판을 짠다. 단, 각자 계획한 또 다른 목적은 숨긴 채.
영화 ‘꾼’은 우리가 그간, 특히 근래 자주 봐온 케이퍼무비다. 큰 줄기 역시 부패 권력 응징. 희대의 금융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는 지난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꾼’의 판은 기대 이상으로 착실하고 탄탄하게 짜여있었다. 영화는 케이퍼무비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반전을 거듭하는 쫄깃한 스토리로 저만의 재미와 긴장감을 챙겼다. 끝까지 속도감을 잃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한 미덕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 또한 이 영화의 승부수다. 사기꾼만 속이는 사기꾼 황지성과 사기꾼과 손잡은 검사 박희수로 각각 분한 현빈과 유지태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얼굴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이들과 얽히고설키는 행동대장 배성우와 해커 안세하, 비밀을 감춘 박성웅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뜻밖에도 나나다. 나나는 재빠른 손재간과 거침없는 비주얼의 소유자 춘자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은 물론, 이야기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 인물로서 그 역할을 모두 해냈다.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다.
덧붙이자면, 대부분의 케이퍼무비가 그러하듯 대단히 특별한 교훈은 없다. 그저 현 세태가 반영돼 기시감이 드는 몇몇 신들, 이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씁쓸할 뿐.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