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680달러 수준…올 초 대비 70%↑
[뉴스핌=유수진 기자]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가격이 급등, 한화케미칼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반도체 세척이나 염색, 제지 산업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경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레 수요가 늘어난다. 한화케미칼의 가성소다 생산능력은 연간 83만톤으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1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내년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중 하나는 가성소다 가격이다. 가성소다는 올해 초 톤당 400달러에서 현재 680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70% 가량 크게 올랐다. 심지어 지난달 17일에는 일시적으로 톤당 700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한화케미칼이 가성소다 가격 초강세에 힘입어 내년에 올해보다 6% 가량 증가한 8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306억원이다. 이중 가성소다와 폴리염화비닐(PVC) 등이 포함된 기초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5107억원으로, 전체의 8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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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성소다 가격이 톤당 10달러 상승하면 한화케미칼 영업이익이 90억원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톤당 700달러가 유지된다면 2018년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 개선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성소다 값이 크게 뛴 것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환경규제 정책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유럽 등에서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이 실시되며 PVC와 가성소다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석탄 규제로 가성소다 공급이 감소했다. 가성소다를 생산할 때 부산물로 염소가 함께 생산되는데, 이 염소는 PVC의 원료로 사용된다. 중국의 PVC 생산업체 중 82%가 석탄을 원료로 쓰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 방지의 일환으로 석탄생산을 줄여 석탄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PVC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춰 염소의 수요가 줄었고, 염소와 함께 생산되는 가성소다의 공급도 덩달아 감소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수은법 설비 폐쇄로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성소다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가성소다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가성소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급과잉이었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의미한 신증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약간의 등락은 있겠지만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