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훈련 중단' 요구 가능성"
[뉴스핌=노민호 기자]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개최를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대화 100% 지지'를 표명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두고 최적의 시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7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관광객이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트럼프 "100%지지…김정은과 통화할 수도"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추진 중인 남북대화에 관해 100% 지지 입장을 밝히며 "이는 큰 시작"이라면서 "남북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매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난는 확실히 김정은과 통화할 수 있다. 문제될 게 없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불과 4일 전만해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핵 단추' 언급을 두고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면서 "내 버튼은 작동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던 것에 비해 한 층 '톤다운'된 것이다. 또한 북한의 남북 대화 재개 손짓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와 상황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과 북한 대표팀이 참가하는 평창 올림픽의 '관계개선 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회담에서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여 줄 '신뢰'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윈원은 8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자주노선'을 언급하며 미국을 제외하고 얘기하자고 하고 있고 우리는 미국과 조율해야 하는 입장. 이를 감안할 때 향후 신뢰의 문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AP/뉴시스> |
◆"4월까지 시간 벌었지만…'미·북 변수' 남아있어"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두고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이후인 4월까지는 일단 시간을 벌었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미국 변수', '북한 변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측이 남북대화를 반대하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는 한국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오늘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전략적 전망에 있어 진정한 변화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 보내는 일종의 견제구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다시 말해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 측 지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훈 연구위원은 "(평창올림픽·패럴림픽 종료) 4월 까지는 '평창 데탕트'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향후 남북 대화가 진전돼 가면서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완전 중단, 5.24 조치 해제 등의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은 "(한·미 군사훈련, 5.24 조치 언급 가능성에 대비) 한국 정부는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계기를 반드시 마련해 근본적 합의까지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