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최성원-휴온스 윤성태.. 선친 작고 후 회장직 공석
[뉴스핌=박미리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는 사실상 최전방에서 회사를 이끌면서도 직함은 부회장을 고수하는 오너 두 명이 있다. 바로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윤성태 휴온스 부회장이다. 이들은 작고한 선친 뒤를 이어 경영을 맡고 있지만, 부회장 타이틀을 유지한 채 회장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 4년차 부회장 최성원, '1조 클럽' 외형 성장 찍고 내실 다지기
광동제약은 고 최수부 회장이 1963년 '한방의 과학화'를 이념으로 설립한 회사다. 최성원 부회장은 고 최수부 회장의 장남으로 대학교 졸업 직후인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했다. 이어 그는 2000년 영업본부장 겸 상무이사, 2001년 전무, 2004년 부사장, 2005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부친 타계 직후인 2013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열린 신년 워크숍에서 올해 경영방침이 '내실있는 성장기반 구축'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광동제약> |
부회장으로는 2015년 초 선임돼 현재까지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이로써 회장석이 비워진 지는 5년째.
광동제약 관계자는 "부회장이 된 지 만 3년이 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으나, 업계에서는 최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최 부회장이 선친 작고 후 집무실을 그대로 보존했을 정도로 각별한 존경심을 보여온 바 있어서다.
타이틀 변화에는 소극적이었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욕심이 컸다. 최 부회장은 회사 경영을 본격적으로 이끈 2013년 새 비전 '2020 트리플 1(2020년까지 기업가치 1조·매출 1조·영업이익 10% 달성)'을 선포했다. 이중 최 부회장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은 외형 성장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외형 성장은 가장 주요한 지표로 꼽힌다.
이후 광동제약은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헛개수 등 음료사업을 보다 강화했고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코리아이플랫폼도 인수했다. 비록 본업이 아닌 비제약 사업을 강화했다는 점이 지적되지만, 외형 성장 목표는 일찌감치 달성했다. 2016년 매출 1조564억원을 기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국내 제약사 3곳 중 1곳이 됐다.
올해는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최 부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내실있는 성장기반 구축을 강조했다. 2016년 기준 광동제약의 영업이익률은 4.2%. 목표인 10%까지 갈 길이 멀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자체 개발한 신약개발 성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질적 성장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 10년차 부회장 윤성태, '2020년 매출 목표 1조원'
휴온스는 고 윤명용 회장이 1965년 설립한 광명약품공업사가 전신이다. 윤성태 부회장은 한국IBM에서 근무하다 부친의 부름을 받아 1992년 회사에 대리로 입사했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사진=휴온스> |
하지만 1997년 윤명용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33세 젊은 나이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후 2009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9년 간 직위에 변동이 없다. 휴온스 관계자는 "스스로 회장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여기고, 시기를 보아 천천히 회장을 달겠다는 의지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족할 경영 성과를 거두고 회장에 오른다는 포부다.
윤 부회장은 먼저 사명을 휴온스로 변경했다. 이후 휴베나, 휴메딕스, 바이오토피아 등의 회사를 인수, 성장 재료도 차곡차곡 쌓았다. 2016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 아래 4개 자회사(휴온스·휴메딕스·휴베나·휴온스메디케어), 3개 손자회사(휴온스내츄럴·바이오토피아·파나시)를 거느린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최근에는 업계에서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제약사로 꼽히고 있다.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6년 1637억원으로 전년보다 150%나 증가했다. 휴온스그룹은 이 기세를 이어가 2020년 그룹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휴온스그룹은 보툴리눔톡신 휴톡스주, 골관절염 치료제 휴미아쥬, 건강기능성 식품 ·뷰티제품 허니부쉬, 나노 복합점안제 등을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특히 휴톡스는 2019년 1분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최근 국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휴톡스 수출을 대비해 기존 제1공장보다 생산력을 5배 확대한 제2공장도 건설 중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말 휴메딕스가 제천2공장을 준공했다. 이곳에서는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 올 가을 출시 예정인 1회용 관절염 치료제 등을 생산한다. 또 해외시장을 겨냥해 앰플, 바이알 주사제의 CMO(의약품위탁생산) 공급 물량을 확대해 외형 성장에 일조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