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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급조절 vs 솔선수범'…재계·여당 '동상이몽'

기사입력 : 2018년01월19일 10:51

최종수정 : 2018년01월19일 10:51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 시각차 여전

[뉴스핌=정탁윤 기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정부여당과 재계의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재계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판결 등 노동 편향적인 정부 정책이 올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쪽으로 바뀌기를 기대했으나 아직 이렇다할 정책전환 스탠스가 보이지 않는 것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올해 3% 성장과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외치면서도 정작 기업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한국노총과 경영자총협회, 민주노총 등 이번주 재계와 노동계를 잇따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현안 경청 간담회'가 모두 마무리된다.

그러나 여당의 이번 현안 간담회에 대해 재계에선 이렇다할 성과없이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것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는 정부여당에 근로시간 단축 등 올해 추진 예정인 각종 기업 관련 정책의 '완급 조절'을 건의했지만, 여당은 재계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상의와 민주당이 향후 현안 관련 간담회를 정례화하기로 한 것외에는 딱히 성과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며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업 관련 대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대한상의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반드시 입법돼야 하거나 정책 적용을 위해 완급 조절이 필요한 과제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민주당과 대한상의 현안 간담회 <사진=대한상의>

그러면서 박 회장은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과제로 ▲규제 개선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업 활성화 ▲빅데이터 활성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6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 협력하며 우리 경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우리 실정에 맞는 사회적 대타협인 한국형 사회연대모델을 만드는 데 대한상의가 적극적으로 솔선수범하리라 기대한다"며 재계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지난 17일 박병원 경총 회장은 "최근 우리사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의 뿌리는 일자리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공감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라며 "최저임금 문제만 해도 일자리가 많이 생겨 취직이 잘 돼서 영세 사업자가 줄어들면 다른 영세 사업장의 매출이 늘어 임금을 올려줄 여력이 생긴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고금리와 원화강세가 예상되는 등 기업의 대외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올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인상 등 어디를 보더라도 올해 기업에 희망적인 구석이 없다"며 "경제는 순환으로 부가가치가 만들어져야 분배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에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반기업정서를 불식시켜 기업을 응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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