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인세 인하 '경제 엔진에 로켓연료 주입' 과 대조
[뉴스핌=정탁윤 기자] 재계는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마냥 즐거울 수가 없다.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과 법인세가 올라 비용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친노동정책 추진에 재계는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현 정부 최대 정책목표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열심히 나서 보려해도 투자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이 최근 법인세를 대폭 낮추며 미국 경제엔진에 '로켓 연료'를 주입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통상임금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 올 한해 추진된 친노동 정책에 대해 재계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장 인건비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은 추가 신규 채용에 대한 부담도 져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등 기업 입장에서 좋은 뉴스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우리 정부도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고 고용을 최대한 많이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재계 5대그룹 <사진=뉴스핌DB> |
특히 미국이 최근 법인세유을 현행 최고 35%에서 내년부터 21%로 낮추기로 한 것도 재계엔 부러움의 대상이자 우울한 소식이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과 유럽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법인세를 낮추는 추세여서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안의 의회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제 미국 경제엔진에 로켓 연료를 퍼붓게 됐다"며 "크리스마스를 위해 크고 멋진 감세를 약속했는데 약속을 확실히 지켰다"고 자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세제 개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 2%에서 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이 감세로 얻은 추가 이익을 임금으로 더 많이 지급하거나 설비에 투자해 생산성이 올라가는 낙수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에 따라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에 해당하는 초대기업에게는 최고세율 25%가 적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에 해당하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LG전자·롯데케미칼·GS칼텍스·포스코 등 90여개 기업이 한해 약 2조원의 추가 법인세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정부의 법인세 인상 방침으로 지난 2015년 매출 기준 삼성전자는 5903억원 가량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반면 미국에서 삼성전자는 410억원을 덜 내게 된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솔직히 현 정부 출범이후 규제완화 등 대기업들을 위한 정책이 무엇 하나 있었느냐"며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경제계 적폐청산은 올해로 끝내고 내년부터는 재계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자 국정의 한 파트너로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기업의 투자가 지난 수년간 정체 상태에 있다"며 "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유도하고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전반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