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감소.."사업자 6→13개 증가"
중국 보따리상 할인률 높게 제공하면서 영업익 감소 영향
[뉴스핌=오찬미 기자] 호텔과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돌아오지 않는 중국인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한중관계가 급랭하면서 호텔신라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점(TR) 사업 성장이 주춤하고 있어서다.
면세점 사업은 국제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호텔신라는 아직까지 중국 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평창 올림픽 특수가 매출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언제 돌아올지에 대해 소문만 무성할 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년 간 국내 면세사업자도 6곳에서 13곳으로 급증하면서 경쟁도 심해졌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은 아직 국내 유입이 막혀있는 상황에, 중국 다이궁(보따리상)들이 할인률을 높게 받아 대량구입에 나서면서 영업이익은 늘지 못하고 있다.
연결기준 재무제표 <자료=호텔신라> |
호텔신라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아직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서 국내 면세점 업계가 지금 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 2년 간 시내 면세 사업자를 6개에서 13개로 늘린 것도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 다이궁(보따리상)들만 들어오고 있는데 이들이 대량구매를 하다 보니 할인률이 커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이들이 매출을 늘려주고 있는 것에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730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그나마 각각 13%(5248억→5904억원), 2%(3108억→3171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면세점(TR)부문의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지난해(173억원)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35억원과 비교해 감소했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측은 "이미 면세는 국내 및 해외로 다각화 돼 있지만, 올해 1분기에 지속적으로 해외 면세점 사업장을 확장해 글로벌 면세사업자로서의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며 "해외 공항 사업권이 나오는 데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시내 면세점도 합작사로 들어갈 수 있다면 진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사업전략 발표에도 아직까지 증권가의 전망은 매수와 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5일 공시된 호텔신라의 실적이 시장기대치보다 낮다면서도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양지혜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일회성 요인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환율하락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지난해 오픈한 홍콩공항 면세점관련 초기 투자비용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투자증권은 전날 종가 대비 낮은 목표가를 전망하고 사실상 매도의견을 유지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이날 호텔신라의 목표가를 8만6000원으로 상향했지만 아직까지 전날 종가인 9만4600원과 비교해서 밑도는 수준이다.
박종렬 연구원은 “한중 관계 정상화에 따른 요우커 증가는 영업실적 회복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는 상향하지만 낮지 않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해 기존 ‘시장수익률(Marketperform)’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