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테이블 뒤 북·미 간 치열한 '심리전'
北, 한반도 '긴장국면' 미국 탓으로 돌려
"트럼프 '공갈' 아닐 가능성 봤을 것"
[뉴스핌=노민호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핵전쟁을 막아달라"고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 대북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미국 행정부가 '코피 작전(bloody nose)'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북 간 '주고받기식 심리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작년 9월 23일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
◆ 美 압박 피하고 부당성 부각시키는 여론전
외교가에선 북한이 미국의 '코피 작전'을 두려워하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코피 작전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에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핵개발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고 미국의 부당성을 드러내려고 하는 선전적 차원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대북 선제타격 등이) 공갈이라고 넘겼겠지만 트럼프이기 때문에 북한도 켕기고 불안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긴장 국면의 책임을 미국에게 전가하려는 선제적인 여론전의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은 빅터 차 낙마 이후 미국이 협상을 위한 '강압수단'이 아닌 실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단순한 선전 목적을 넘어 북한이 실질적으로 두려워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가 작년 10월 10일 경기도 오산 상공을 우리군 F-15K와 미 공군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저공비행 하고 있다.<사진=공군> |
◆ 美 전략자산 한반도 주변 집결…탈북자 9명 트럼프와 대화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 1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괌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칼빈슨함의 괌 배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대북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괌에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3대와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6대도 배치돼있다. 전투기의 핵무기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실전 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탈북 장애인 지성호씨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장에 초대돼 북한 인권 참상의 산 증인으로 화제가 됐다. 이어 한국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9명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초대돼 북한 실상을 전하게 된다.
탈북자들은 북핵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실상에 대해 폭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2002년 조지 W.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 앞서 이라크 공격 명분을 쌓았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인권 언급도 궤를 같이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