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김여정 깍듯이 모셔
인천공항 접견실 환담에서 '자리 양보' 발언
국가서열보다 '김정은의 친동생' 더 높아
[뉴스핌=정경환 기자] 단장이 단원에게 "상석에 앉으시라"?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남측을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단원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으로서 김여정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이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 등 대표단을 이끌고 김정은의 전용기 편으로 오후 1시 47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두 사람과 함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내려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천해성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함께 인천공항에 나가 이들을 직접 맞았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9일 인천공항 VIP 접견실에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VIP 접견실에 들어서면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어떤 존재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영접 장소로 들어오지 않자, 김 상임위원장이 걸음을 멈추고 김여정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김여정이 들어오고, 마련된 좌석 앞으로 이동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김 부부장에게 상석(가운데 자리)을 가리키며 "먼저 앉으시라"고 권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조명균 장관의 맞은 편에 앉으라고 한 것이다.
이에 김 부부장은 미소와 함께 손으로 상석을 가리키며, 김 상임위원장에게 앉으라고 다시 권했다.
결국 김 상임위원장이 조 장관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남과 북 간의 환담이 이어졌다.
조 장관과 김 위원장은 날씨 얘기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조 장관은 "오늘 기온이 15도라고 한다"면서 "북측에서 이렇게 귀한 손님들이 온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 상임위원장은 "15도? 평양하고 별반 차이 없네"라며 "예전에도 우리 동양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인데,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화답했다.
약 20분간 환담을 나눈 후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KTX를 이용해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과 개회식이 열리는 강원도 현지로 이동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