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LCC업계 "단거리 경쟁 심화, 장거리 노선 필요"
진에어 시작, 경쟁적으로 중대형기 도입
[뉴스핌=유수진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멀리 날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단일기종을 운용해 비용을 최소화하던 기존의 전략 대신 장거리 노선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진에어, 중대형기 도입...'독보적 장거리노선 보유'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LCC들은 중대형기 도입과 항공얼라이언스 가입 등을 통한 장거리 노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LCC는 진에어다. 진에어는 지난 2014년 LCC 최초로 393석 규모인 B777-200ER을 도입,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노선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 기종의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거리)는 1만2610km로, 국내 LCC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B737-800(항속거리 5100km) 대비 두 배 이상 길다. 진에어는 현재 이 기종을 미주 괌, 호주 케언즈,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등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하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도 차츰 중대형 기재를 들여오기로 방향을 잡았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내년 하반기 미국 보잉사의 B737-MAX8을 도입한다. 이 기종은 최대 8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해 그동안 가지 못했던 싱가포르나 발리 노선 등에 투입할 수 있다. 이스타항공도 같은 기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오는 2020년 A321-200 NEO 도입을 시작으로 차츰 대형기재를 들여온다. 이 기종은 연료효율이 좋아 최대 6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NEO를 들여오면 지금 가지 못하는 방콕에 취항할 수 있다"며 "2021년에서 2022년쯤 중대형기 A350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단일기종을 고집하던 LCC업계 맏형 제주항공도 최근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에 대형기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20년까지는 단일기로 갈 예정"이라면서도 "언젠가는 대형기를 도입해야 할 시점이 올 테니 사전준비를 위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여객기. <사진=각사> |
◆제주·이스타항공, 얼라이언스 통한 통해 장거리 운영
항공 얼라이언스를 활용한 장거리 노선 확보도 많아지고 있다. 얼라이언스란 규모가 비슷한 항공사들의 연합체로, 공동운항 등 상호 협력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노선을 다양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소비자에겐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LCC들은 이를 통해 인터라인을 확보, 사실상 장거리 노선에 취항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밸류 얼라이언스(타이거에어‧녹에어 등 8개사)와 유플라이 얼라이언스(럭키에어‧웨스트에어 등 5개사)에 각각 가입, 회원사들과 인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 얼라이언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LCC들로 구성된 항공 동맹체로, LCC들이 힘을 합쳐 대형기 없이도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제주항공은 호주 노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홈페이지에서 인천-시드니 노선 예약이 가능하다. 이 경우 탑승객은 인천-마닐라 노선에선 제주항공 여객기를, 마닐라-시드니 노선에선 세부퍼시픽항공 여객기를 이용하게 된다. 마닐라를 중간기착지 삼아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지만, 한 번의 예약으로 장거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향후 얼라이언스 회원사간 노선 협력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초기에는 홍콩익스프레스와 3개 노선을 같이 운영하다가 지금은 6개 노선으로 확대된 상태"라며 "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꾸준히 논의해 노선 확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