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세대 폰 '폴더블 폰' 소재 시장 선점한다
접히는 '유기 EL 패널'의 각 소재에서 혁신 잇따라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업체들이 '접히는 스마트폰(폴더블 폰·foldabl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제품용 하이테크 소재를 제조하는 일본 업체들이 폴더블 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기 EL 패널' 부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住友化学)은 최근 스마트폰 표면을 덮을 수 있는 커버 필름을 개발했다. 커버 필름은 패널의 바깥 부분을 감싸는 필름으로, 패널의 외부에 해당한다.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패널들은 유리로 덮여있다.
스미토모화학이 개발한 필름은 투명도가 높고 마찰에 따른 흠집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폰은 접을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기존의 패널처럼 유리로 덮을 수가 없다. 스미토모 뿐만 아니라 후지필름도 폴더블 폰에 사용한 커버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커버 필름만이 아니다. 유기 EL 패널을 이루는 다른 부품에서도 일본 기업의 진출은 두드러진다.
쇼와전공(昭和電工)은 유기 EL 패널 중 터치센서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쓰이는 터치센서는 ITO(산화인듐주석) 전극막을 활용하는 제품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ITO 전극막은 구부리는 압력에 약해 폴더블 폰에 부적합하다.
쇼와전공은 ITO가 아닌 은(銀) 잉크를 활용한 전극막으로 감지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구부릴 수 있는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터치센서 제조사인 NISSHA도 은 잉크를 활용한 전극막 필름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일본의 제조사들이 유기 EL 패널 부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폴더블 폰의 성장성에 있다. 현재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폴더블 폰이 차세대 핵심 상품이 될 거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도 폴더블 폰 개발에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8년 시판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베흥산(宇部興産)과 가네카(カネカ)는 폴더블 폰에 사용되는 기판용 필름의 시제품을 한국과 중국 패널 제조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판용 필름은 패널에 회로가 형성돼 있는 필름을 말한다.
폴더블 폰에 사용되는 기판용 필름은 내열성도 높고 잘 구부러지는 폴리이미드(PI) 를 가공해 만들어진다. 우베흥산은 제휴관계인 삼성전자에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액정패널이나 유기 EL 패널, 리튬이온전지 등 하이테크 부품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적합한 소재를 공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분야에 따라서는 한국이나 중국의 제조업체가 무섭게 따라오고 있어 수익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리튬이온전지만 해도 전해액 등 대부분의 소재를 일본 제조사가 공급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제조사들이 새롭게 등장할 유기 EL 패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는 셈이다. 신문은 "일본 제조사가 폴더블 폰 용 유기 EL 패널 소재 시장을 선점한다면 그만큼 수익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단말기에 탑재하는 중소형 유기 EL패널 출하대수는 2022년 9억2150만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2017년도 출하량의 2배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