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부진에 삼성은 OLED 생산 40% 감산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X’이 일본에서도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이폰8’에 추월을 허용하며 판매점유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아이폰X은 급속히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시장조사기관 BCN에 따르면 가전판매점과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전체 스마트폰 중 X의 점유율은 지난 1월 시점에서 9.6%를 기록했다. 발매 직후인 지난 11월 21.7%에서 무려 12.1%p나 급락했다.
한편, X보다 가격이 싼 아이폰8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8과 8플러스를 합한 판매점유율은 지난해 11월 21.5%에서 1월에는 30.2%로 상승했다. 아이폰 각 시리즈의 발매일을 기점으로 한 누계 판매지수에서도 X는 발매 당일을 제외하고 8과 8플러스의 합계를 밑돌고 있다.
BCN 등이 X의 발매 전인 지난해 10월 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신형 아이폰의 구입 희망자 중 ‘X을 사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60%를 차지하며 8과 8플러스를 크게 앞질렀다. X을 희망하는 이유로서는 ‘기능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발매 후에는 X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8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BCN의 미치고에 이치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은 X에서 8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X을 구입한 한 남성 회사원(23)은 가격이나 혁신성에 의문을 드러내며 “X을 구입한 것은 내가 ‘아이폰 신자’이기 때문이지 X의 기능이 대단하다고 느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X'. /김학선 기자 yooksa@ |
◆ 삼성전자, OLED 생산 40% 감산
아이폰X의 판매 부진은 애플에 유기EL(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전자에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신문은 전일 “삼성전자가 아이폰X 감산에 대비해 OLED 패널 공장의 가동률을 당초 계획의 약 60% 수준으로 떨어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1~3월) 애플용 OLED 패널 생산량을 당초 4500만~5000만대에서 2000만대 이하로 줄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2분기는 1분기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덧붙였다.
이에 OLED 패널 공장의 가동률은 전체적으로는 60%, 애플용으로 한정하면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2조원 이상을 예상했던 영업이익 목표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