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속보

더보기

[재계노트] GM 사태는 외국계자본의 '경고'

기사입력 : 2018년02월21일 14:52

최종수정 : 2018년02월21일 15:16

고임금-저생산성-소규모 내수..외국계 투자 매력 없어
노동유연성 제고 등 친노동정책 재점검해야

[ 뉴스핌=한기진 기자 ] “박리다매가 맞다. 고가정책이 맞다.”

한국GM(제너럴모터스) 군산공장을 문닫게 만든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는 작년 1월 출시 1~2개월 전부터 ‘권장소비자판매가격’을 놓고 내부 논란이 있었다.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은 “20~30대가 타는 준중형 세단은 가격을 낮춰 연간 내수 5만대를 팔아야 한다”면서 경쟁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

당시 한국GM의 CEO인 제임스 김 사장도 내심 공감했다고 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코리아 사장을 지내, 누구보다 한국 시장에 대해 잘 알아서다.

그러나 GM 미국 본사의 방침은 달랐다. 올 뉴 크루즈의 출시가격을 1890만~2478만원으로 책정했다. 경쟁모델인 현대자동차의 아반떼(1410만~2415만원)나 기아자동차의 K3(1395만~2420만원)보다 400만원 가량 비쌌다. 대신 직원들과 달리 연간 판매 목표를 2만6000대로 낮춰 잡았다. 결과적으로 GM본사 정책은 틀렸다.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껴 올 뉴 크루즈를 철저히 외면했다. 결국 출시 1년도 안돼 생산라인은 멈췄다.

GM본사가 직원들의 우려에도 고가정책을 택한 것은 한국GM의 생산단가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 내부에서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제조업의 마지노선인 10%를 훌쩍 뛰어넘는 12~13%에 달한다"라며 "이 같은 인건비로는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진단했다. 

GM의 사례에서 보듯 글로벌기업 입장에서 한국은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인데다 내수 시장마저 작아 투자매력이 적다. 이는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의 세계투자보고서(WIR)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2016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 비율(외국인직접투자/GDP)은 0.8%로 전 세계 237개국 중 152위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비율(해외직접 투자/GDP)은 세계 237국 중 33위다. 한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줄어들고 나가려고만 한다는 이야기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외투기업 임원을 만나면 갈등적 노사관계가 투자확대를 가로막는다고 말한다”며 “선진국처럼 새로운 가치와 생산성 향상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와 산업은행이 금전적 지원을 한다고 해도 한국GM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GM이 언제든 한국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 GM 사태를 외국계자본의 ‘먹튀’로만 접근하지 말고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뿌리를 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GM은 한국에서 자동차를 더 생산하려 할 것이고, 공장폐쇄로 인한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 적대적 노사관계부터 풀어야 한다. 자동차 노사문제를 겪었던 영국, 프랑스는 대립으로 끝나 10대 자동차생산국에서 후퇴했고, 독일과 일본은 생산성과 임금구조를 병행하는 타협으로 자동차대국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한국GM보다 더 어려웠던 르노삼성차는 노사의 무분규와 성과급 체제 합의한 뒤, 지금은 프랑스 르노 본사 기준 생산성 1위 사업장이 됐다. 또한 르노삼성 부산 R&D센터에서 개발한 SUV인 QM6와 중형차 SM6는 20만대 가까이 수출하며, 공장가동률 100% 가까이 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규제 완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

좋은 사례로 네덜란드가 있다. 이 나라는 시장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지만, 외국인직접투자규모는 920억 달러로 한국 보다(108억 달러) 8.5배 많다. 그 비법은 규제완화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국가경쟁력에서 정부규제가 주는 부담 수준이 OECD 국가 중 한국은 22위이고 네덜란드는 6위다. 경제자유지수도 한국은 28위, 네덜란드는 10위다.(상위순위일수록 경제자유도가 높음)

지난해 10월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가 영국 투자 세일즈 장소에서 기자에게 했던 말이 큰 교훈으로 다가온다. "영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싶다. 한국 부품사가 영국에서 부품을 생산한다면 영국 정부가 책임지고 공간을 마련하겠다. 영국은 최근 10년 동안 인건비 상승률이 가장 낮고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게 강점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 한동훈 십자포화…전당대회 변수 될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후보가 5일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으나 당대표 후보들은 해명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왼쪽부터)-윤상현-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있다. 2024.07.05 pangbin@newspim.com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문제로 당정이 갈등하던 1월 중순께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밝히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문자에는 김 여사가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실장은 "김 여사가 (한 후보로부터 답변을 못 받자) 굉장히 모욕을 느꼈고, 윤 대통령까지 크게 격노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한 후보 역시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자)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고 보고, 결국 총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충분히 사과하고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원 후보도 "영부인이 사과 이상의 조치도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에 대해서 (한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바라고 있다"며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하면서 결국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이런 신뢰관계로 어떻게 여당의 당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겠냐"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건희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4-07-05 17:10
사진
美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디즈니家 "후원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이래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민주당 거액 기부자들도 '바이든 보이콧'에 나서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따르면 영화감독 및 기획자이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공동 창업자 로이 O. 디즈니의 손녀 아비게일 디즈니는 이날 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할 때까지 민주당에 후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인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그는 "나는 바이든 (후보직이) 대체될 때까지 당에 대한 모든 기부를 중단할 생각"이라며 "이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국가를 훌륭하게 섬겼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이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패배에 대한 결과는 진정으로 끔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게일 디즈니는 오랜 민주당 후원자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4월 제인 폰다 기후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만 달러(약 6890만 원)를 기부했고, 이 중 3만 5000달러가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의원들 선거 자금으로 유입됐다. 디즈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을 대체하는 데 흠이 없는 대안 후보라며 "우리는 훌륭한 부통령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방법을 찾는다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보이콧을 선언한 후원자는 디즈니뿐이 아니다. 기디언 스타인 모리아 펀드 회장도 계획했던 350만 달러 민주당 후원을 보류했으며, 실리콘밸리의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 칼라 저벳슨도 후원 일시 중단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벳슨은 미국 민주당 후원 '큰 손' 50인 안에 드는 인물로 미 정치자금 감시 단체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그가 올해 민주당에 기부한 금액은 500만 달러가 넘는다. 올해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20만 달러를 바이든 캠프 모금 조직인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후원했다. 2020년에는 3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wonjc6@newspim.com  2024-07-05 10:1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