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장기 집권 가능성 내비쳐…서구 가치 지향 믿음 깨져"
[뉴스핌=김성수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일정 부분 견제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한 때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높았으나 더 이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진핑 <사진=블룸버그> |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열렸던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었다. 그는 당시 기조연설에서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결코 경제 세계화의 탓이 아니다"고 언급해, 세계화를 비판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유럽 관료들은 시 주석의 연설에 열광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자 유럽 지도자들은 시 주석 역시 글로벌 시스템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 주석이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그 신호탄이다.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을 제도화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전인대 회기가 5년이므로 국가주석의 임기는 10년으로 제한되고 3연임은 금지된다. 그러나 임기 규정을 삭제할 경우 시 주석은 15년 이상 장기 집권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신문은 시 주석이 글로벌 질서에서 "책임감 있는 이해 당사자(a responsible stakeholder)"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희망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이 서구 사회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논평했다.
오히려 유럽 지도자들 다수는 중국이 중부 유럽과 발칸 국가들을 대규모 투자로 유인하면서 유럽연합(EU) 간에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군비 증강과 간첩 행위, 해외 투자 전략에서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유럽의 최대 교역 국가들을 겨냥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비영리 기구 '아시아 소사이어티' 산하 미중관계 센터의 오빌 쉘 소장은 "우리는 변곡점을 마주하고 있다"며 "서구 세계는 이제 중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이전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