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생산 능력 갖춘 무림P&P…펄프가격 강세 수혜"
"中 환경 규제 강화…올해 펄프가격 상승 전망"
펄프가격 변동성 경계 목소리도
[뉴스핌=김형락 기자] 최근 제지업종 가운데 무림그룹 관련주들만 유독 급등세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 상승세의 중심에는 펄프와 인쇄용지를 만드는 무림P&P가 있다. 전문가들은 자체 펄프 생산 능력을 갖춘 무림P&P가 펄프가격 강세 수혜를 제대로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무림P&P는 전거래일보다 3% 하락한 679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조정을 받았지만 무림P&P 주가는 올해 들어 48.9% 급등했다.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무림페이퍼와 특수지를 만드는 무림SP도 올해 각각 34.8%, 15.4% 올랐다.
최근 무림P&P, 무림페이퍼, 무림SP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같은 기간 다른 제지 종목인 한솔제지도 15.1% 올랐지만 무림그룹 관련주 상승세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한국제지는 올해 4% 상승에 그쳤다.
제지업종 주가 흐름을 가른 건 펄프가격이다. 지난해 펄프가격은 강세였다. 펄프가격은 1분기 톤당 615달러에서, 2분기 688달러, 3분기 715달러, 4분기에는 810달러로 지속 상승했다.
무림P&P는 국내서 유일하게 제지의 원재료인 펄프를 직접 생산한다. 우드칩(wood chip)을 통한 펄프 생산력을 갖춰 국제 펄프가격 강세에도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펄프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솔제지, 한국제지 등 다른 제지 업체들은 펄프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무림P&P는 작년 펄프부문 이익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607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9.2% 늘어난 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상헌 무림P&P 홍보과장은 “작년에 펄프가격이 많이 올라 펄프 이익이 늘고 실적도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무림P&P 실적 호조는 무림P&P 주가뿐 아니라 모회사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무림P&P는 지분 67%를 가진 무림페이퍼가 최대주주고, 무림페이퍼는 지분 19%를 가진 무림SP가 최대주주다. 무림P&P가 무림그룹 관련주의 상승세를 이끈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펄프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환경 규제를 강화한 중국 정부가 정화 시설을 갖추지 않은 펄프 생산 설비 가동을 제한해 펄프 공급량이 줄었고, 혼합폐지 수입을 금지하고 생산 제한 조치를 내려 펄프 수요도 증가세에 있다”며 “중국의 강력한 환경 규제로 무림P&P가 펄프가격 강세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우드칩 가격 안정세도 긍정적 요인이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판매가격에 적용되는 펄프 고시가격은 톤당 890달러지만 우드칩 가격은 톤당 170달러 수준”이라며 “인쇄용지 경쟁사들의 경우 원재료가 펄프이지만 무림P&P의 경우 우드칩이기 때문에 국제 펄프가격 강세 국면에서 무림P&P의 수익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펄프 가격의 변동성 우려도 잔존한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일부 업체들의 폭발 사고, 대보수 등으로 인한 펄프가격 상승 요인을 감안하면 펄프가격이 일정 부분 하락할 개연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상헌 무림P&P 홍보과장도 “펄프는 유가와 비슷해 예측하기 어렵다”며 “향후 펄프가격이 상승세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