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장기자랑 프리 선언...대학별 성범죄 교육도 잇따라
경찰도 학기 초 대학가 예의주시
[뉴스핌=이성웅 기자] 미투 논란 속에서 이번주 전국 대학들이 본격적인 학내활동을 시작하면서 문제시될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7일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기간에 맞춰 '장기자랑 강요 프리(FREE) 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정문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각 단과대별로 오리엔테이션에서 장기자랑을 할당해 온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다. 법조계에서 불거진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학가 등 사회 전반으로 옮겨붙으면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다른 대학들 역시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학기 초엔 각종 오리엔테이션과 과·동아리별 개강총회 및 술자리가 집중돼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대의 경우 양성평등센터 주도로 성범죄에 대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성범죄와 과련된 학칙과 신고 및 상담 절차, 구제 방안 등에 대해서다.
총여학생회가 있는 연세대의 경우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3차 이상 뒤풀이 지양, 술자리에서 러브샷 및 성적 불쾌감 줄 수 있는 술게임 자제 등이 골자다.
성균관대 총학생회 역시 신입생 오티에서 위계에 의한 일체의 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금하고 제반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
이밖에 다수의 대학들이 총학생회와 단과대별 학생회 주도로 학기 초 술자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상황을 예방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경찰도 대학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청은 '신학기 선·후배 간 폭행·강요 등 악습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교육 당국과 협조해 예방대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오는 31일까지는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대학이 위치한 관할 경찰서에 전담수사팀을 지정했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 재학 중인 민모(31)씨는 "학내 성범죄가 발생해서는 안되는 데 미투운동이 불거져서야 이런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게 한편으론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