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On the Line' 김승주 "타인이 만든 규칙과 고정관념에 연연할 필요 있나요?'"

기사입력 : 2018년03월14일 18:03

최종수정 : 2018년03월14일 18:04

[뉴스핌=이현경 기자] 정확하게 길이를 측정할 때 필요한 '자(ruler)'가 갤러리로 들어왔다. 딱딱한 '자'를 구부려 곡선을 만들고 지그재그로 돌렸다. 곧게 직선으로 뻗어 있는 자를 비틀어 놓은 것도 보인다. 알루미늄 자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주인공은 작가 김승주다. 그는 16일부터 오는 4월28일까지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On the Line'으로 개인전을 연다.

김승주는 대구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다.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응이 좋다. 지난 2015년 홍콩아트바젤에서는 개인 부스가 세워졌고 전시된 15점 중 13점이 판매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중 프레드릭 와이즈만이 LA에 세운 미술관에서는 김승주의 작품을 2점 구입했다. 또, 지난해에는 벨기에의 '큰손' 콜렉터로 불리는 갈릴라 바질라이 올란더도 김승주의 작품 2점을 구입하는 등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높은 작가로 평가된다.

김승주는 '자'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든다. 그 기간만 무려 20년이다. 애초 그가 '자'에 끌렸던 것은 단순히 '자'의 조형적인 측면이었다. 그는 우연히 잠이 오지 않던 밤에 숫자를 세다가 '자'를 떠올리게 됐고, 미학적으로 접근했다.

"늦은 밤 잠을 청하지 못하고 숫자를 세고 있었어요. 그 일로 숫자를 계속 쓰기 시작했죠. 숫자를 쓰다보니 무의식에 빠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의 조형적인 면에 끌렸죠.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조형적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조금 더 나아가보니 '자'는 길이를 측정하는 도구로 명확성과 정확성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정리했어요. 그리고 그 규범을 깰 수 있는 왜곡의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죠."

'자'가 가진 조형성도 있지만, 개념적으로 해석한다면 자를 '사회적 규범' 혹은 '잣대'로 해석할 수 있다. 김승주 작가는 자의 눈금을 확대시키거나 숫자를 크게 디자인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한 가지 규범 안에 갇히지 않아야 함을 제시하는 개념적인 의도에서 작업했다. 

2015년 대구 전시에서부터 곡선을 이용했다. 이번 리안갤러리에서 선보이는 'On the Line'에서도 곡선을 이루는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는 '왜곡'과 '자유로움'을 표현했다.

"'자'의 기능과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자'를 확대하거나, 변형시켰죠.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2015년부터 꼬여진 자의 모습으로 작품을만들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스틸과 알루미늄을 이용했습니다. 이번엔 곡선으로 부드러움과 자유로움을 표현했어요. 여기에 빛(전시장 내 조명)과 그림자가 더해져 더욱 다이나믹한 공간이 만들어졌고 우연성, 추상성, 그림자가 만든 드로잉 효과도 더해졌죠."

'On the Line'에 전시된 작품을 보고 있으면 유려한 곡선에서 아름다움도 느껴지는 반면, '밴딩 작업 과정은 어땟을까'하는 생각도 절로 들게 된다. 소재가 알루미늄이라 밴딩 과정이 쉽지 않을 거다. 그는 스케치부터 조형물 모형, 철판 제작 과정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전시장에 있는 건 아주 얇은 철판으로 표현된 작품들이에요. 작업 과정에 있어서 가장 먼저하는 건 종이로 제작하는 거죠. 프린팅해서 모형 제작을 합니다. 밴딩 작업도 구현해보고요. 다음으론 제작 공장(공장 7군데)에서 원하는 만큼 각도로 철판을 뽑아냅니다. 곡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용접도 해야하기도 합니다. 이 밴딩 작업은 산업적으로도 쓰는 방식입니다. 일상에서는 하수도의 둥근 타원을 만들 때 쓰기도 하죠. 곡선 기법으로 기존의 직선 작업으로 했던 작품보다 긴장감이 더 느껴집니다. 곡선의 유연함과 부드러움도 있지만 그 이상의 긴장감, 위태로움도 표현할 수 있게 됐죠."

'On the Line' 김승주 개인전 전시장 정경 <사진=리안갤러리 서울>

김승주 작가는 '자'를 오브제로 꾸준히 사용하는 유일무이한 작가다. 그는 "누구나 마음 속에 자를 하나씩 갖고 있다. 그건 자기만의 잣대인 거다"라고 의미를 담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관람객들이 각자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자'를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는 '자'를 단지 조형성으로 보고 작품에 녹였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 하나씩은 있을 거예요. 모양, 크기, 눈금의 배열도 모두가 다 다를 겁니다. 다 각자의 잣대가 다르듯이요. 제 작품에서 보이는 '자'의 모습은 제가 보여주는 제 마음 속 잣대의 기준을 시각화한 겁니다. 자신의 마음속 '자'를 한번씩 꺼내보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뉴스핌 Newspim] 글·사진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