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뮤지컬

속보

더보기

[스타톡] '킹키부츠' 이석훈 "'너의 찰리가 눈에 그려진다'는 말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기사입력 : 2018년03월17일 15:30

최종수정 : 2018년03월19일 15:12

[뉴스핌=양진영 기자] 10년차 베테랑 가수로 누구에게나 인정 받아온 이석훈이 뮤지컬 '킹키부츠'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했다. 아직 낯설음이 가시지 않았지만, 무대 위 단단한 안정감은 혹시나 하는 의심을 모두 불식시킨다.

이석훈이 '킹키부츠' 주인공 찰리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다. 박강현, 김호영과 트리플 캐스트로 어깨를 나란히 했고, 롤라 역의 정성화, 최재림과 호흡을 맞춘다. 말 그대로 '꾼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된 상황. 이석훈은 여전히 "아직도 매일 연습한다"면서 긴장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음을 털어놨다.

"아직까지 익숙해지거나 달라진 건 전혀 없어요. 주변에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해 주시는데, 힘 내라고 하시는 말씀 같아요. 물론, '아 너무 부족한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없죠. 스스로는 찰리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만 100% 다 제 의도대로 따라오시는 건 아닐테니까요. 그저 몇 번, 공연 끝나고 '오늘 괜찮았던 것 같아' 싶을 땐 있긴 있었죠."

실제로 이석훈은 "스스로 쉽게 만족하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평소 성격을 얘기했다. 그러다보니 첫 뮤지컬 무대를 앞둔 긴장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무엇이 그렇게도 부담스러운지를 물으니, "저 자신을 이기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 가수로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과 그 흔적이 대답마다 묻어났다.

"성격 자체가 좀 걱정도 많고 염려증이 있어요. 평소에 앓는 소리도 자주 하는 편이고. 연습은 지금도 계속 해요. 처음이니까 손톱만큼도 실수하고 싶지 않았죠. 이제는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반엔 그런 준비가 안돼 있었거든요. 실수하면 끝이에요. 최대한 연습한 대로 하려는 게 목표였죠. 대사도, 가사도 다 외웠고, 이미 다 머릿속에 있는데 너무 떨리니까, 절반밖에 안나온다고 느낄 때도 있었어요. 그게 굉장히 속상하더라고요. 저한테 굉장히 새롭고 어려운 새 영역이고, 꾼들 사이에서 위축되는 것도 당연해요. 그래도 모르면 그냥 물어봤어요.(웃음) "

이석훈은 '킹키부츠'를 택하게 된 이유를 얘기하며, 여러 차례 뮤지컬 제안을 고사했음을 털어놨다. "그때는 준비가 안됐었다"는 게 당시의 생각이었다. '킹키부츠'의 찰리는 이석훈 본인과도, 또 여느 평범한 사람들과도 꼭 닮은 인물이라서, 그를 움직일 수 있었다고 했다.

"나름대로는 저와 잘 맞고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꼭 하라고 추천도 많았고요. 예전엔 준비가 안됐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죠. 실제로 바쁘기도 했고, 뮤지컬에 신경쓸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가수로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 늘 곡을 써야 했거든요. 이번에는 '이거는 해야 해'라고 다들 말씀 하시더라고요. '네가 연기하는 게 그려진다'는 반응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찰리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포지션이 그런 것 뿐이지 모든 배역의 역할이 다 중요해요. 주고 받는 호흡이나 상대가 없다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죠. 주인공이라 뭐가 특별하진 않았어요. 성격 자체가 나서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요.(웃음)"

그렇다면 이석훈을 결국 뮤지컬 무대에 세운, '킹키부츠'와 찰리의 매력은 뭘까. 그가 느낀 찰리와 비슷한 점, 또 전혀 다른 점이 무언지 물었다. 이석훈 역시 스스로를 '보통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었기에, 찰리를 자연스레 받아들였고 깊이 공감해 연기할 수 있었음이 느껴졌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 모습이라고 생각했죠. 20대, 30대 친구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꿈이 뭔지, 꿈에 대해 쉽게 말할 줄도 모르죠.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됐는데 롤라라는 동료 때문에 부츠를 만들고 꿈을 꾸게 되죠. 너무나 보통 사람이라 매력을 느꼈고,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남의 말에 흔들리고, 주관이 뚜렷한 성격은 아니에요. 그러다가도 맞다 싶으면 찰리처럼 끝까지 밀어 붙이거든요. 음, 다른 점은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게 쏘아붙이지는 않는다는 점? 오랜만에 화를 그렇게 내봤어요. 의외로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하하."

'킹키부츠'의 수많은 명 넘버 중, 이석훈은 일명 '애증의 곡'으로 'Soul Of Man'을 골랐다. 10년 경력의 가수에게도 너무도 까다롭고, 뮤지컬 무대에서 불러야 해서 더욱 어려운 노래. 그러면서도 이 곡을 끝냈을 때, 오롯이 찰리가 돼서 속내를 다 쏟아낼 수 있기에 시원함을 느낀다고 했다.

"'Soul Of Man'은 발라드의 슬픈 감정을 담는 데서 그치지 않아요. 거의 절규하듯이 감정을 쏟아내야 하죠. 아버지를 닮고 싶은데 닮을 수 없고 아버지는 내 곁에 없는 상황인데, 그걸 맨 정신에 부를 수는 없겠죠 찰리도. 끝까지 에너지를 소진시켜야 하는 곡이라서요. 음도 너무 높고, 감정 표현도 해야 하고 너무 너무 떨려요. 제가 딱 걸리는 음이에요. 이걸 오늘 올릴 수 있을까? 하다보니 하고는 있지만 라이브로 뮤지컬에서 처음 불러보는 그런 고음이죠. 거의 애증의 관계죠. 잘 끝내면 기분이 좋기도 하고, 막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니까. 그게 좋아요."

오랜 시간 가수로 활동하고, 콘서트 무대에 올랐지만 굉장히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요즘. 이석훈은 "마치 직장인이 된 듯 하다"고 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소감을 얘기했다. 기존과 다른 뮤지컬 무대의 특징을 얘기하다보니, 자연스레 뮤지컬만이 주는 매력에 푹 빠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차원 적으로 콘서트와 뮤지컬은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죠. 가수로는 3-4분 동안 가사에 메시지를 빨리 담아서 전달해야 하는데 뮤지컬은 스토리도 있고 호흡이 길어서 충분히 설명할 여지가 있고요. 발음이라든지 발성적인 면도 가요에서는 표현 때문에 달리하는 면이 있는데 뮤지컬은 좋은, 바른 소리로 집중해서 발음하는 게 달라요. 뮤지컬에서 발성이 굉장히 좋으면 사실 소리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공연하면서 이렇게 규칙적인 생활을 꾸준히 하는 것도 굉장히 낯설어요. 회사원이 된 느낌이죠. 그 분들보다는 제가 더 여유있게 하겠지만 다 새로워서 너무 재밌어요."

지금은 '킹키부츠'의 찰리지만, 이석훈은 SG워너비로도, 솔로로도 늘 좋은 음악을 선보여왔다. 그래서 가수 이석훈을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을 터였다. 그는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조심스럽게 뮤지컬을 향한 끈도 놓지 않았다. 그간 좋은 결과물들을 냈기에, 무엇이 됐든 꾸준히 음악으로 대중과 만날 이석훈의 활약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제가 또 어떤 작품을,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긴 섣부르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뉴욕에 가서 '레미제라블'을 봤는데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있고, 뮤지컬 '빨래'의 넘버들을 굉장히 좋아해요. 직접 가서 더 보고 들어보고 경험하고 싶어요. SG워너비 앨범은 지금 준비 중이에요. 곡도 써놨고, 워낙 또 잘하는 친구들이라 서로 믿고 있어요. 이제 슬슬 녹음 들어갈 거고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 제 목표는 그냥 꾸준히 음악하는 거예요. 이게 굉장히 쉬울 것 같은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지키는 게 장기적인 제 소망이 되겠죠."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CJ E&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