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그럼에도 힘을 내보자고,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

기사입력 : 2018년04월09일 14:36

최종수정 : 2018년04월11일 15:14

[뉴스핌=장주연 기자] 경유(이진욱)의 삶은 고단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 머물 곳도 없어 여자 친구 현지(류현경) 집에 얹혀산다. 그러던 추운 겨울날 황당한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게 헤어짐인 줄도 몰랐다. 그저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랑이를 조심하라기에 알겠노라 답했는데 작별 인사가 됐다

현지와의 이별은 곧 집의 상실. 아무리 생각해도 갈 곳이 없다. 겨우 떠올린 곳이 친구 부정(서현우)의 집이다. 대놓고 불편해하지만, 별수 없다. 사정사정해가며 머무른다. 유일한 생계수단은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다. 그냥 할 줄 알고, 할 수 있는 게 그거뿐이라 시작한 일이다. 물론 그마저도 쉽지 않다. 죽는 것만큼 사는 게 고되다.

그 순간에도 하늘은 경유를 외면한다. 가장 초라한 시기 옛 연인 유정(고현정)을 만난다. 그것도 대리기사와 손님으로, 꿈을 접은 남자와 꿈을 이룬 여자로. 애써 웃으며 안부를 나눈다. 억지로라도 웃어 보인 건 그게 마지막이라고 믿어서다. 근데 그날부터 유정에게서 자꾸 연락이 온다.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친 상황. 흔들린다.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속담이 있다. 먹거리가 변변치 않은 오뉴월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난처해진다. 마땅히 대접할 음식은 없고 흐트러진 살림살이를 보이게 되니 손님이 호랑이처럼 두려운 대상으로 느껴진다. 이광국 감독은 이 속담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그리고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을 붙였다.

영화는 호랑이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뉴스를 베이스로 그 위에 크고 작은 스토리들이 여러 겹 쌓으며 전개된다. 그 에피소드 속 주인공이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이다. 경유에게 유정, 대리기사에게 손님, 부정에게 경유…. 모두, 누군가에게는 무서운 겨울 손님이다.

인물 이상의 상징적 의미도 품고 있다. 마주치고 싶지 않지만,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는 삶의 위기를 의미한다. 이 감독은 고된 현실을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녹였다. 지나치게 극적 또는 비현실적이라 생각하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다. 

그렇다고 아주 절망적이지는 않다. 다소 유치하긴 하나 영화는 격려와 응원을 잊지 않았다. 다시 펜을 잡는 경유를 보여줌으로써 어떤 위기가 닥쳐도 용기 내 마주해보라 말한다. 모든 건 무서운, 그러나 곧 지나쳐갈 손님일 뿐이라고, 그러니 어떤 순간에도 내 인생을 살아가라 조언한다.

배우들의 연기, 정확히는 이진욱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이진욱은 절망적인 순간을 버텨내는 경유, 마침내 터져버리는 경유, 그리하여 다시 시작하는 경유의 내면을 담담하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이진욱의 말대로 그의 재기의 단초가 될 법한 훌륭한 연기다. 오는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