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여석 좌석 가득찰 정도로 많은 시민 찾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지켜봐
[안산=뉴스핌] 황선중 김준희 기자 =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정부 합동영결식이 열렸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애끓는 마음은 그대로였다. 1년 전과 비교해 "전보다 나아졌다"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영결식엔 5000여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추모객들이 찾았다. 어린아이부터 아픈 노모를 휠체어에 태우고 함께 온 가족까지 다양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의 모습도 보였다. 한 여성은 "늦게 오니 자리가 없다"며 서서 영결식을 지켜봤다. 공원 잔디밭 언덕에도 20여 명의 추모객들이 앉아 있었다.
현장은 노란색 리본 물결의 연속이었다. 추모객들의 가방과 옷 등에는 노란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남편과 함께 영결식을 지켜보던 김 모(36·충주) 씨는 "이제 분향소가 철거된다고 들었다"며 "확실하게 모든 게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재킷엔 세월호 리본 배지가 달려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눈물을 훔치는 추모객들이 점점 늘어갔다. 합창단(안산시립 합창단, 평화의나무 합창단, 이소선 합창단)의 조가(弔歌·죽음을 슬퍼하는 노래)가 시작되자 추모객의 눈시울은 서서히 붉어졌다. 참사를 회상하는 영상이 이어지자 현장은 추모객들의 코훌쩍이는 소리로 가득했다.
일부 시민들은 헌화식 중 호명되는 학생들의 이름을 들으며 눈물을 닦기도 했다. 한 60대 남성은 무대에서 헌화하며 통곡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지켜보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단원고 희생자 故남지현 학생의 친언니 남서현씨도 무대 위에 섰다. 남씨는 "엄마아빠 곁에 이렇게 많은 벗을, 세월호 형제자매를 주어서 고맙다"며 "언니는 잘 버티고 싸울 수 있어"라고 말했다. 남씨는 "4년 동안 언니의 온 세상은 너였어. 그래서 너무 미안하다"고 말하던 순간 터진 울음을 억눌렀다.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추모객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일부 추모객들은 올해 추도식 분위기가 '지난해와 확실히 달라졌다'며 환영했다. 경기도 안성에서 온 김수민(23) 씨는 "이전 정권이었으면 합동 인양식은 꿈도 못 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에서 온 조승래 씨 역시 "정부 의지가 변한 게 가장 큰 변화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4년 간 한 번도 추도 행사를 거른 적이 없다던 장건(67) 씨는 "해가 갈수록 참가 인원은 줄어드는 것 같지만 열기가 꺼지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장 씨는 "정권이 새로 들어서며 생명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며 "정부가 부응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예닐곱 명과 함께 찾아 온 문성은 씨도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이 점점 진심을 담아 모이는 느낌이 있다"며 4주기 추도식을 평가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서 불교식 종교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날 합동영결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대표 11명과 각종 종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합동영결식이 열리기 전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진혼식도 엄수됐다. 종교단체 관계자들은 "안전한 국가 건설을 꼭 이뤄내자"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