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정보 유출 스캔들 파장 장기화"..매도 봇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해부터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를 주도했던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서 페이스북이 퇴출될 위기다.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에 따른 타격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한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팔자’에 나선 것.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수년간 동반 강세를 보였던 IT 대표 종목들의 동조 현상이 깨지는 한편 성장성을 앞세워 고공행진했던 IT 대표 종목의 시장 지배력 역시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페이스북 매도 움직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백만 건에 이르는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로 인해 페이스북이 사용자 이탈 및 충성도 저하, 이에 따른 매출 타격 등 펀더멘털 측면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페이스북 주가가 2월 고점 대비 16% 하락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저가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을 엿보기는 힘들다.
FANG과 함께 애플, 텐센트, 알리바바 등 국내외 IT 대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의 브래드 슬린저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보유 물량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데이터 관리와 관련한 리스크가 페이스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통제가 불확실성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 로우 프라이스 그룹을 포함한 그 밖에 운용사도 보유중인 페이스북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종목명 FNG의 어드바이저스 셰어 뉴테크 앤 미디어를 포함해 FANG을 앞세워 투자자들에게 접근했던 상장지수펀드(ETF)도 페이스북을 대량 매도했다.
뿐만 아니라 FANG의 나머지 3개 종목 역시 영향력이 최근 1~2개월 사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각각 22%와 62%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한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지난 2월말 기준 연초 이후 S&P500 지수 상승분 가운데 3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수치는 24%로 떨어졌다.
지난 3월 중순 페이스북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FANG의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과 아마존, 알파벳의 주가 낙폭은 10%를 웃돌았다.
T 로우의 롭 샤프 최고투자책임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이들 대형 IT 종목은 몸집이 큰 만큼 시장 지배력을 지니고 있지만 이번 스캔들과 같은 복병이 언제든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FANG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 테마를 찾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