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소폭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높아진 유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시장은 펀더멘털이 여전히 유가를 지지한다고 판단했다.
원유[사진=블룸버그]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9센트(0.1%) 상승한 68.38달러에 마감했다. 한 주간 WTI 가격은 1.5% 상승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21센트(0.3%) 오른 73.9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을 정조준했지만 상승 압력이 우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OPEC이 다시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서 “석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이 바다에 떠다니며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가 여기저기에 있지만, 유가는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좋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유가는 상승 폭을 줄여 하락 반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장 참가자들은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OPEC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세계 원유 재고를 장기 평균치로 줄이기 위해 월 180만 배럴의 감산을 이행 중인 데다 전 세계 원유 수요 여건도 개선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대니얼 예르긴 IHS마킷 부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말고는 원유 정책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콘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오그래디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트럼프가 펀더멘털을 아직 바꾸지 않았고 그는 그가 그저 화가 났다고 표현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오그래디 전략가는 이어 “주요 산유국을 위협하면서 낮은 유가라는 어려운 일을 해치우기는 꽤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에 우호적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정책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사우디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면서 “사우디가 공급 제한 계획을 다소 완화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우디 지다에서 만난 주요 산유국 장관들은 감산 이행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전 정보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는 이번 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 장비가 5개 늘어난 820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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