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 주가가 2009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대표 통신장비 기업 ZTE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후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이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레노버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장중 3.4% 떨어졌다. MSCI 중국 기술지수는 0.8% 하락했다.
레노버 주가 추이 [사진 = 블룸버그] |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ZTE가 북한·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제 조치를 어겼다는 이유로 ZTE에 대해 7년 동안 부품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ZTE는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국도 자국 휴대폰 업체들에 ZTE의 부품을 쓰지 말 것을 경고했다. 중국이 이 업체를 통해 통신 인프라에 대한 기밀을 파악하거나 고의로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우려감이 확산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콤 인터내셔널의 크리스 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레노버는 아직까진 미국-중국 갈등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ZTE처럼 거래 금지 처분을 받지도 않았다. 다만 시장은 우려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약세론자들은 한 때 애플의 경쟁사가 될 것으로 인식됐던 레노버가 재기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향후 레노버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레노버는 공매 총액(short interest)이 증가해 주가가 지난 3년간 70% 넘게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30억달러 넘게 쪼그라들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