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높은 인건비 영향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의 대형 백화점 체인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홀딩스'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쓰코시이세탄은 2018년 3월기 연결 최종 손익이 10억엔 적자(약 987억원)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월기(149억엔 흑자)에서 급락한 것으로, 8년만에 적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취임한 스기에 도시히코(杉江俊彦)사장이 구조개혁에 나선 영향이 있다"면서도 "미쓰코시의 매출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이세탄 백화점 앞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지방 점포나 자사 고급 수퍼마켓 브랜드 '퀸즈 이세탄' 중 수익이 하락한 점포를 대상으로 약 110억엔 대의 감손 손실(고정자산의 회계상 손실)을 특별손실로 계상한 영향이 컸다.
광고비·인건비 등 비용절감도 진행해 연결 영업이익은 직전 예상을 20억엔 상회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240억엔이었다.
전년도 계상한 특별손실은 이미 계상을 마친 의류 사업 자회사 청산등과 맞물려 약 235억엔이었다. 영업이익과 거의 비슷한 금액으로 2017년 3월기보다 약 70% 증가한 수치다. 야마무로 다카시(山室隆) 이사는 "이번 회계연도는 구조개혁을 진행하는 해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각오했었다"고 했다.
새롭게 감손 대상이 된 것은 교외에 위치한 백화점 점포나 퀸즈 이세탄 점포다. 2018년 3월기 국내 백화점 매출액을 살펴보면 '미쓰코시 긴자(銀座)점' 등 일부 점포는 순조롭지만, 전체 점포매출은 전년대비 1% 하락했다.
그 중에서도 교외나 지방에 위치한 점포들의 부진했다. 이세탄 후추(府中)점 등 교외 점포 5곳 중 2곳이 전년도 대비 매출이 하락했다. '나고야(名古屋) 미쓰코시' 등 지방 점포 10곳 중 7곳에서도 매출이 하락했다. 신문은 "구조개혁 중이라 감손 손실을 엄격하게 계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스기에 사장은 전임자인 오니시 히로시(大西洋)전 사장과 달리 확장 노선을 자제하고,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산이 맞지 않던 슈퍼마켓 사업 주식도 매각했다.
다만 신문은 미쓰코시이세탄의 매출 저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고 했다. 신문은 "미쓰코시이세탄 매출이 유독 저조한 데엔 타사 대비 높은 인건비의 영향도 있다"며 "미쓰코시이세탄의 영업이익률은 1.9%로 다카시마야(3.7%)에 절반 정도"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쓰코시이세탄과 달리 타사는 일본 방문 관광객으로 호조를 보였다. 2018년도 2월기 결산에서 백화점 체인 다카시마야(高島屋)는 전년비 전체 매출이 2.9%, J프론트리테일링도 2.7% 증가했다. 특히 다카시마야는 점포개혁에도 성공해 21년만에 전 점포에서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이에 미쓰코시이세탄은 인원 감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측은 향후 3년간 전체 종업원에서 약 20%에 해당하는 인원(800~1200명)을 줄일 생각이다. 이를 위해 조기퇴직제도도 수정했다.
다만 2018년도 3월 기준 조기퇴직 응모가 170명에 그쳐 구조개혁이 늦어질 수 있단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신문은 "인터넷 통신판매 시장이 성장하는 등 역풍도 불고 있는 상황이라, 구조개혁이 늦어지면 2019년도 3월기에도 실적 저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점포활성화 등 미쓰코시의 개혁 과제는 산적해있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