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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주는 태아보험 가입하면 '벌금 3000만원' 물 수도

기사입력 : 2018년04월27일 16:30

최종수정 : 2018년04월27일 16:43

보험업법 특별이익제공금 위반...설계사는 등록취소 사항
보험업법시행령 상 사은품 3만원 초과하면 법 위반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경기도에 사는 임산부 A씨(28)는 자녀를 위한 보험을 알아보다 XX만원 상당의 유모차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건 사이트에서 태아보험에 가입했다. 단 사은품을 받기 위해 100세 만기로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A씨는 20년 동안 매달 약 10만원을 내야 했지만 자녀를 위한 보험도 필요했고, 자녀 출산 이후엔 유모차도 필요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씨처럼 인터넷이나 지역 맘카페(주부들이 가입하는 인터넷 모임)를 통해 태아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맘카페에서 소개하는 설계사 등을 통해 태아보험에 가입하면 고가의 육아용품을 지급한다고 유혹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처럼 가입하면 보험 가입자는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의 벌금을 납부할 수 있다. 또 판매한 설계사는 등록취소 등의 처벌을 받게 되고, 해당 보험사는 불법적으로 판매한 태아보험의 수입보험료를 과징금으로 내게 된다. 가입자, 설계사, 보험사 모두 처벌 대상이 되는 것.

<보험업법에서는 보험 상품을 판매한 후 최대 3만원 이내에서만 특별이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맘카페 및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최대 40만원 이상의 사은품을 내걸고 판촉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일부 맘카페>

보험업법시행령 제46조(특별이익 제공 금지)에서는 최대 3만원을 한도로 사은품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맘카페에서 제공하는 사은품은 대부분 3만원을 초과한다. 태아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는 물론 가입자 모두 보험업법을 위반한 셈이다.

맘카페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대리점 등은 버젓이 이런 불법적인 판매를 자행하고 있다. 단속이 느슨한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고가의 사은품을 받기 위해 부풀린 보험료로 가입하게 된다는 거다. 전문가들은 자녀보험의 핵심 담보는 선천성질환을 대비하는 것과 태아실손보험이라고 조언한다. 또 보장기간은 20세 혹은 30세 만기가 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게 가입하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5만원 가량.

고가의 사은품을 제공하기 위해선 위 경우처럼 핵심보장만 설계하지 못한다. 만기는 100세로 늘어나고 불필요한 특약도 붙게 된다. 보험료가 20만원 이상으로 불어나기도 한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의료기술 발전과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자녀보험은 핵심 담보를 중심으로 30세 정도로 가입하는 게 현명하다”면서도 “고가의 사은품을 수령할 목적으로 태아보험에 가입하면 내야하는 보험료가 5만원 수준에서 20~30만원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보험사가 보험업법을 어겨 판매하는 설계사나 대리점을 모두 단속할 수 없다”면서 “3만원 이상의 사은품을 수령할 목적으로 가입하다 적발되면 소비자도 벌금 등을 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무열 금융감독원 보험영업검사국 팀장은 “태아보험과 관련 보험업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익히 알고 있다”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조만간 해당 보험사나 설계사 등에 재제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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