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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킬롤로지'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독특한 형식+묵직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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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김승대(왼쪽)와 이석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연극 '킬롤로지'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2018.5.2 deepblue@newspim.com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우리 사회의 폭력과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연극 '킬롤로지'가 개막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트원씨어터에서는 연극 '킬롤로지(Killology)'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전막 시연과 함께 박선희 연출, 배우 김수현, 이석준, 이율, 김승대, 장율, 이주승이 참석했다.

연극 '킬롤로지'는 사회적인 안전장치 없이 오로지 부모의 양육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서적으로 부모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국의 극작가 게리 오웬(Gary Owen)의 최신작이자, 2018 올리비에 어워드 작품상 수상, 2018 웨일스 시어터 어워드 극작상과 최고 남자배우상, 2018 스테이지어워드 올해의 지역극작상 등을 수상했다. 영국 초연 1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게 됐다.

박선희 연출은 작품에 대해 "준비하면서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도 다를 바 없는 교육, 사회, 시스템, 인간의 문제를 다룬다"며 "작품을 만들면서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했다. 아이를 갖고 있는 많은 부모들이 한번쯤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돌아봤을 거다. 이 공연을 통해 좀 더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이석준(왼쪽)과 장율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연극 '킬롤로지'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2018.5.2 deepblue@newspim.com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와 동일한 방법으로 아들이 살해된 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 역은 김수현과 이석준, 게임을 개발해 거대한 부를 축적한 '폴' 역은 김승대와 이율, 게임의 처참한 희생자 '데이비' 역은 장율과 이주승이 연기한다.

공연은 굉장히 독특하게 진행된다. 3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 오르지만 각각 독백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1인극 같은 3인극으로 진행되지만, 이들의 사연은 점차 연결고리를 가지게 되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배우들은 모두 "독특하고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 선택했다"면서도 "너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석준은 "대본이 주는 메시지는 굉장히 간결하고 직접적인데 풀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고 연극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대중과 눈높이가 맞는 작품을 많이 했다면, 이번 작품은 굉장히 특별하다. 시의성이 있는데다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라며 "처음에는 '프로즈' '스테디레인' '킬미나우'가 섞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보니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김승대는 "어린시절 기억도 많이 났다. 극중 대사들이 많이 극화돼있긴 하지만 와닿았다. 관객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며 "무대 위에 배우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연결고리들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잘 엉켜있다. 특이한 형식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이주승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연극 '킬롤로지'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2018.5.2 deepblue@newspim.com

특히 막내 이주승은 8년 만의 무대 복귀다. 그는 "8년 만인데 이런 작품을 만나서 마음이 아팠다. 너무 심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연출님과 선배님들을 믿었다. 그래도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보통 주고받는 식의 대본도 겁이 났을 것 같은데, 선배님들도 당황했을 정도니까 난 더 심했다. 무엇보다 관객에게 진짜처럼 말해야하고 상상하게끔 만드는게 가장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에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첫 등장 이후 퇴장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알란' 역의 경우 처음 독백을 하고난 후 30여 분간 대사 없이 무대 위에 앉아있다. 이석준은 "처음에는 먹을 걸 달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연출님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있길 바라더라.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제 머리 속에서는 아들에 대한 상상, 여기까지 오게된 과정을 추적한다. 앉아서 멍하니 있는 것 같지만 다른 두 인물들의 이야기를 함께 따라간다"고 말했다.

장율 또한 "각자의 독백이 굉장히 길다. 어려움이 정말 많다. 특히 길어서 관객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흐름을 어떻게 잘 이어갈 지, 어떻게 '데이비'라는 인물로 보여질 지가 중요했다"며 "또 대사를 끝내고 다음 대사를 어떻게 받아나가야 할 지, 앞에서 굉장히 달궈진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야할지 배우들끼리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이석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연극 '킬롤로지'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2018.5.2 deepblue@newspim.com

이에 대해 박 연출은 "극은 세 남자가 각자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증언하는 거다. 세 가지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로 얽혀서 하나가 된다. 배우들은 실시간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호흡하고 있고, 죽은 아들의 얘기를 듣고 있고,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있는 거다. 각자의 움직임이 미세하게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연출은 "원작에서는 훨씬 추상적이고 초현실적이었다. 어딘지 모르는 단조롭고 심지어 모던해보이지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여기 자체가 이들의 머리 속이라고 생각했다"며 "폴이 곧 데이비고, 알란이고, 세 인물을 두고 '미러링'이라는 걸 가장 많이 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직접 거울을 두면 어떨까 시도해봤다. 거울이 메타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거울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음 폴이고, 거울에 자신을 비추는 사람은 데이비다. 알란은 거울을 보지 않고 자신의 환상 속에 빠진다. 폴과 데이비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반추한다"고 설명했다.

연극 '킬롤로지'는 오는 7월 2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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