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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고수] 강대권 "싸도 너무 싼 주식만 산다...연 10% 절대수익 추구"

기사입력 : 2018년05월07일 08:00

최종수정 : 2018년05월07일 08:02

월세 사는 CIO, 모든 자산 내 펀드에 묻었다
"장기투자, 오히려 위험...분산보다는 집중투자"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산운용사 최연소 최고투자책임자(CIO)'.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본부장(CIO, 이사)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다.

1980년생인 강 본부장은 35세이던 2014년부터 유경PSG자산운용 CIO를 맡았다. 서울대 주식동아리 ‘스믹’ 출신으로 졸업 후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대표 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7년 여간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그는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시장이 좋거나 나쁘거나 무조건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목표수익률은 ‘연 10% 이상’. 2014년 이후 지금까지 목표수익률을 잘 지켜내고 있다. 다만 가치투자를 추구하고 있지만 현금 비중이 상당히 높고, 장기 투자에 회의적이란 점, 집중투자를 선호한다는 점 등 전형적인 '가치투자자'와는 투자 스타일이 좀 다르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CIO /이형석 기자 leehs@

강 본부장이 운용하는 주식형펀드는 현금 비중이 높을때가 많다. 더 싸질 때를 대비해 매수 여력을 준비해두고 있는 것이다. 그는 "투자 경험상 싸다고 생각해서 샀는데, 더 싸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른바 '밸류트랩(value trap)'이다. 그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을 하다 ‘진짜’ 쌀 때까지 기다리자고 결론냈다"고 한다. 그는 ‘절대수익률 10% 이상’을 추구한다. 시장이 좋거나 나쁘거나 무조건 그 정도의 수익은 내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강세장에선 상대적으로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다. 불만인 고객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펀드의 운용철학을 이해해준다. 대신 장세가 답보상태였던 2015~2016년에는 수익률 1위였다.

가치투자자 대부분이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데 반해 강 본부장은 장기 투자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내일 주가도 모르는데 장기 변화를 어떻게 알겠나. 때문에 정말 쌀 때 사서 적정 수익 구간이 오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방식을 취한다"고 했다.

물론 그가 주식을 판 뒤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경우도 많았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긴다. 바닥권에서 매집한 뒤 상승 초입 또는 중반 구간 정도에 차익실현하는 게 대체적인 투자 패턴이다.

그는 또 보유종목이 급등하면 일단 판다. 그는 “일단 급등이 나오면 시장이 과잉 반응했다고 생각해 대부분 파는 편”이라고 했다. 또 "내가 산 종목을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팔고 싶어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강 본부장이 최고투자책임자로 있는 유경PSG자산운용은 젊은 조직이다. 의사결정이 대단히 빠르다. 괜찮다 싶은 종목이 있거나 차익실현해야 될 종목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한 뒤 판단한다. 그는 “문서를 만들지 않는다. 탐방보고서 같은 것도 그냥 카카오톡 대화 화면을 그대로 캡처해서 저장해놓는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투자 대상을 고를 땐 여전히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선호한다. 그는 “매크로에서 아이디어를 뽑는 건(톱다운, Top-down 방식) 여전히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유가나 반도체 같은 큰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있어 매크로도 같이 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분산투자보다는 집중투자를 선호한다. 그는 “사실 극단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액티브펀드의 참맛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집중투자를 하자는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또 지나치게 종목이 많으면 포트폴리오 내 종목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대체로 한 펀드에서 20개 미만의 종목을 운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강 본부장은 1999년 서울대 경제학부에 입학했다. 닷컴 버블이 시장을 휩쓸던 시기였다. 상경계열을 다니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광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던 시기다. 그 역시 분위기에 편승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한빛증권'이라는 증권사에서 시행한 수익률 대회에 나갔다. 어떤 우선주를 샀는데, 어쩌다 보니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됐다고 한다.

"사실 그때는 우선주의 ‘우’자가 ‘우량주’인 줄 알고 샀어요.(웃음)"

수익률 대회 1등을 계기로 주식투자를 계속했지만 버블이 꺼지면서 그의 계좌는 깡통이 됐다. 그 후 몇 년간 주식과 담을 쌓는다. 날린 돈을 과외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만회해야 했다. 그러다가 4학년 때는 초단타 매매도 했다. 차트와 수급 등을 보면서 감각적으로 하는 트레이딩 매매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강 본부장은 “수익률로 보면 그때가 지금까지 주식투자 역사상 가장 좋았던 때”라고 기억했다.

수개월 만에 300만원이 1000만원이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벌어서 뭐하지?”란 생각이 들었단다. 그는 “돈을 벌긴 하는데,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초단타 매매를 그만뒀다. "특별히 의미도 없고,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니다"고 했다.

이후 그는 교내 투자동아리 '스믹'에서 '가치투자'를 접한다. 꾸준히 가치투자 방식의 주식투자를 공부하면서 2007년 가치투자로 유명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입사했다. 그가 입사한 시점은 2007년. 그는 "대규모 인력을 뽑았을 때인데 운이 좋았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거의 반토막 장세(2008년)를 경험해서 그런지 몰라도 줄곧 소심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자산을 모두 펀드에 넣는다. 그는 "지금 월세를 산다. 내 재산은 우리가 운용하는 공모펀드 2곳에 모두 나눠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보다는 못하지만 3년에 45% 정도 수익률이 나왔으니 상당히 성공적이라 자평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펀드매니저로서의 삶은 소수에게 집중된 이익을 사회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10~15년 이상 연 10% 이상의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매니저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CIO /이형석 기자 leehs@

△ 강대권 본부장 프로필
1980년생
2004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08년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2007~ 2014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2014년~ 유경PSG자산운용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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