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감소세가 올 1분기에도 지속됐다. 회사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맞은 위기를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9일 올 1분기 매출이 1조6643억원으로 1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27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후 실적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9% 감소한 1조4316억원, 영업이익은 26% 감소한 23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면세 채널 유통 건전화 노력,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 등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은 9408억원으로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1575억원으로 33% 감소했다.
설화수,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줄어들었다. 유통 건전화의 일환으로 면세 채널 내 주요 브랜드의 매출도 감소했다.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매출의 경우 홈쇼핑에서 아이오페 브랜드를 철수한 영향이 컸다. 반면 려, 미장센, 해피바스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의 경우 온라인 채널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강화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매출은 5% 증가한 500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7%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시장의 매출은 4789억원, 북미 시장 매출은 1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7%와 31% 증가한 수치다. 유럽 사업 매출은 롤리타 렘피카 브랜드 라이선스 종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4% 감소한 76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의 로드숍 실적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부진했다.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18% 감소한 1627억원, 영업이익은 29% 감소한 329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의 매출은 648억원으로 2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에스쁘아의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혁신 상품 개발, 고객 경험 혁신, 디지털 혁신 등 3대 경영 원칙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라네즈는 호주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 입점했다. 마몽드는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각각 일본과 중동에 1호점을 열었다. 회사는 이달 중에 헤라를 최초로 아세안 시장인 싱가포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지=아모레퍼시픽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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