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언론사만 아웃링크, 실현 가능성↓
독점적 지위 앞세워 뉴스 이탈 막아
뉴스판 등 신설 서비스도 인링크 기준
댓글 정책 개선은 긍정적, 모니터링 강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아웃링크 전환과 뉴스 편집 포기라는 네이버(대표 한성숙)의 뉴스 및 댓글 정책안이 비판에 직면했다. 언론사 찬성을 전체로 한 아웃링크의 경우 독점적 지위를 가진 네이버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뉴스 편집 포기 역시 언론사들의 인링크 페이지 신설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어 네이버의 뉴스 트래픽 독점 현상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네이버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스 편집 포기 ▲모바일 메인 화면 뉴스 제공 중단 ▲실시간 검색어 메인 화면 제공 중단 ▲언론사 전용 페이지 신설 ▲언론사가 뉴스 편집, 댓글 허용 직접 결정 ▲아웃링크 적극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뉴스 및 댓글 개선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아웃링크 전환과 뉴스 편집 포기다. 네이버의 언론사 역할을 줄이고 기술 플랫폼 비중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은 부정적이다.
우선 네이버 기사 콘텐츠의 아웃링크 전환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네이버는 현재 인링크로 기사를 공급하는 제휴콘텐츠 언론사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아웃링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뉴스 및 댓글 개선 기자 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5.09 leehs@newspim.com |
하지만 이미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의 70%를 이상을 차지한 독점 사업자라는 점과 업계 추산 수십억원에 이르는 콘텐츠 사용료(전재료)를 언론사에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가 이를 포기하고 아웃링크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네이버가 이달초 70여개 콘텐츠제휴 언론사를 대상으로 인링크의 아웃링크 전환 여부를 문의한 결과 1군데만 찬성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리더는 “문의 결과 70% 매체가 답편을 보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유보적 입장이었고 찬성 1군데에 불과했다”며 “나머지는 현행 인링크를 유지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링크 언론사 전체가 아닌 찬성 매체만 대상으로 하는 방식은 사실상 아웃링크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링크를 아웃링크로 전환하는 건 모든 뉴스 콘텐츠에 해당하는 정책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찬성을 전체로 한다는 건 언론사들의 이해관계상 통일된 의견을 낼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결정”이라며 “한 매체라도 인링크를 고수하면 다른 언론사들도 어쩔 수없이 인링크를 유지해야 한다. 사실상 아웃링크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라고 밝혔다.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고 제공하는 뉴스판 신설에 대한 해석도 부정적이다. 뉴스판의 경우 인링크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언론사가 편집권만 가질뿐 해당 뉴스에 대한 트랙픽은 여전히 네이버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김도연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언론사에게 편집권을 넘기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인링크를 유지한다면 여전히 네이버라는 틀안에 갇히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비판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네이버가 1면에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없앤다고 한 건 결국 2면에는 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하고 "아웃링크 유무를 개별적으로 각각의 언론사와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 역시 어느 한 곳이라도 인링크 방식을 고집하면 다른 언론사도 인링크로 갈 가능성이 많아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네이버의 꼼수"라고 강조했다.
반면, 언론사가 댓글 허용 여부와 댓글 노출 방식을 결정하는 변화는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조작을 통한 여론왜곡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peterbreak22@newspim.com